서북미문인협회 온라인 문학세미나 열었다
- 23-11-30
여국현 시인 초청해 수필가 한흑구의 문학과 수필론
‘공부하는 문학단체’로 성장하고 있는 서북미문인협회(회장 김미선)가 지난 17일 시인이자 영문학박사이신 여국현 교수를 초청해 온라인 가을 문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흑구(黑鷗), 한세광의 인생과 철학이 있는 수필론’이었다. 일반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지 않은 문학평론가이자 수필가였던 한흑구의 본명은 한세광이었다. 독립운동가 한승곤의 아들이었다.
일제강점기 유학을 가는 뱃길에서 만난 ‘검은 갈매기’가 조국을 잃은 자신의 처지와 같다고 해서 자신의 이름을 ‘한흑구’로 불렀던 인물이다. 자신의 작품에서 단 한편의 친일 문장도 남기지 않은 ‘영광된 작가’로도 유명하다.
여 교수는 아름다운 ‘시적 수필’을 썼던 당대 지식인 한흑구에 대한 인생과 작가의 세계를 탐구했다. 흑인문학을 한국에 알리기도 했던 한흑구는 미국 유학 당시 흥사단 활동을 하며 한 편의 시와 같은 필체로 당시 일제강점기의 민족을 깨우고자 했다.
유학시절 지은 <밤 전차 안에서>라는 작품을 보면 “나는 송곳 하나 꽂을 땅도 없다”고 조국을 잃은 슬픔을 토해내기도 했다.
여 교수는 “한흑구선생의 수필은 리얼리티를 강화해 대상과 서술자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없애려고 하는 진실성을 담보한 자기 고백문학”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수필의 허구성에 대해 글의 주제가 되는 체험을 사건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문학적 형상화나 미적 감동을 위해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또한 함축적 문장 속에 성찰의 미학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한흑구수필론을 피력했다.
이어 자연과 산책 그리고 명상의 시인답게 나무, 길, 눈, 흙 등에 깊은 철학적 주제를 담은 한흑구 수필들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보리>는 순박하고 억센 보리를 우리 민족에게 비유해 그가 왜 명문장가인지를 보여주는 명수필이었다고 참석자들은 공감했다.
김미선 회장은 “이번 세미나에는 우리 회원뿐 아니라 한국 등에서 참석했는데 우리에게도 세익스피어 못지않은 많은 문장가들이 있었음을 발굴해내는 세미나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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