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실상 가자 지상전 시작…확전 우려에 이란 "선 넘었다" 경고
- 23-10-30
레바논과 산발적 교전도 계속…이스라엘 "남쪽으로 시급히 대피하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2단계 진입을 선언한 이스라엘군이 사실상 지상 작전에 돌입한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제한적 규모의 보병·기갑·공병 부대가 참여하는 지상작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작전에는 전투기도 동원됐다.
그는 "병력이 현장에 투입돼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5일과 26일 밤 두 차례 "표적 공습"을 한 뒤 군사 작전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현재 가자지구 내에서 이스라엘 병사 몇명이 작전을 펼치고 있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이스라엘 군 측은 "지상 활동과 병력 규모를 점차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가자지구 북부로 진입한 IDF 군인들이 한 주택에 국기를 게양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영상에서 한 남성은 "끔찍한 범죄가 발생한 지 3주 후, 401여단 52대대 병사들이 가자 지구의 중심부인 해변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하고 있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내부에 이스라엘 국기가 게양된 것은 2005년 가자지구 분리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이날 가자지구 내부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교전이 벌어졌다. IDF은 가자지구 북부 에레즈 교차로 근처 지하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하마스 요원들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또 IDF는 하마스 집결지 두 곳을 드론으로 공격하도록 공군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격전'을 벌였다고 표현했다. 하마스 군사 조직 에제딘 알 카삼 여단은 성명을 통해 "우리 전투기는 현재 가자 북서부에서 이스라엘 점령군과 기관총과 대전차 무기를 이용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일부 거점을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 군대의 선봉대가 가자 영토에서 여러 전방 진지를 확보하기 위해 전진하면서 전화 및 인터넷 등 통신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수십 대의 탱크과 보병이 공병과 함께 가자지구 내부에서 방어선을 안정시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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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테헤란의 혁명 광장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희생 당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더미를 놓고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0.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이처럼 이스라엘의 공격이 잇따르자 이란은 이스라엘에 '선을 넘었다'고 경고하며 확전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X에 "시오니스트 정권의 범죄가 레드 라인을 넘어섰고, 모두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요청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저항의 축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전장에서 분명한 응답을 받았다"며 미국의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꼬집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산발적인 교전도 계속됐다. IDF는 이날 레바논에서 로켓 3발이 발사돼 이스라엘 북부 마을에 사이렌이 울렸고,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레바논 남부에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스라엘 측에서는 향후 공격이 격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군 당국은 이날 가자지구 북쪽 주민에게 남쪽으로 '시급하게' 이동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가자지구 공격을 확대한 것과 관련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하가리 소장은 "지난 2주 동안 우리는 가자지구 북부와 가자시 주민들에게 일시적으로 남쪽으로 이주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오늘 우리는 이것이 긴급한 요청(urgent call)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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