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맞고 '뇌졸중·백혈병' 걸렸다던데…진짜 접종해도 돼요?
- 23-10-25
코로나 백신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친구 아버지 오전에 백신 맞고 오후에 뇌출혈로 돌아가셨어요.' '3차까지 맞고 백혈병 걸렸어요. 원망스럽습니다. 절대 맞지 마세요.'
2023-2024 동절기 대비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지난 19일부터 시작됐다. 이번에 맞게 될 백신은 새롭게 유행하는 변이에 대응하도록 개발된 XBB.1.5 단가 백신으로, EG.5.1 등을 포함한 XBB계열 변이는 물론 '피롤라'로 불리는 BA.2.86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층의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이 65세 미만의 약 40배에 달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당부에도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된 기사들에는 부작용이 두렵다며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댓글들이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8월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의향 조사' 결과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4%가 코로나 예방 접종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았는데, 10~20대의 10명 중 6명인 62%가 "백신을 맞지 않겠다"고 답할 정도였다.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포털의 기사 댓글에는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심하게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백혈병이나 뇌졸중에 걸렸다거나 월경장애, 탈모증상 등을 겪었다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또 젊은 남자에게서 심근염이나 심낭염이 많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거나 주사를 맞은 팔이 심하게 붓고 열감, 발진, 가려움증 등이 나타났다는 사례도 있었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2월부터 지난 9월24일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이상사례로 신고된 건수는 48만362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정되지 않은 단순 신고 사례로, 1억2500만건이 넘는 총 예방접종 건수의 0.35%다.
이 중 두통이 23.5%로 가장 많았고 근육통(22.8%), 어지러움 (14.4%), 흉통(13.4%), 메스꺼움(11.3%), 발열(9.4%), 알레르기 반응(9%), 오한(8.5%), 접종부위 증상(5.6%), 구토(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질병청 관계자는 "온라인에 떠도는 백신 부작용들은 맞는 것도 있고 틀린 사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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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방역대책본부장인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
질병청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 주사 부위나 그 주변에 통증 및 부기, 피부 반응 등이 생기는 경우를 '코로나 팔(Covid Arm)'이라고 부른다.
이는 △부종 △통증 △심한 가려움증 △발진(손가락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음) △팔의 열감 △주사 맞은 곳 아래 딱딱한 느낌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 '코로나 팔' 증상은 3~5일 동안 지속되지만 별다른 합병증 없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 하지만 빠른 호전을 원한다면 프로드니손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거나 냉찜질, 국소 스테로이드, 국소 진통제, 경구용 항히스타민제,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등의 처치를 할 수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 팔'은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진행하지 않으며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몸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와도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월경장애의 경우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월경 양이나 시기 등이 달라지고 이상자궁출혈이 발생했다는 여성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질병청에 이상자궁출혈로 신고된 건수도 6344건으로 집계됐다. 영국 의약품규제청에 신고된 건수도 총 4940만 건의 예방접종 건 중 4만여 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병청 관계자는 "보고된 생리장애 증상은 일시적이었으며, 백신 접종 이후 생리장애 발생률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조사된 일반적인 생리장애 발생률보다 낮았다"며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 안전성 연구센터의 연구 결과 국내에서 이상자궁출혈의 발생 위험 증가가 관찰돼 지난해 8월부터 관련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모 증상의 경우, 미국질병통제센터(CDC),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이상 사례로 탈모를 제시한 적은 없다. 다만 미국피부학회는 코로나19 감염의 후유증으로 탈모가 있을 수 있고, 발열 또는 질병에 의한 일시적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뇌졸중의 경우는 백신과의 연관관계가 밝혀진 국내외 문헌 보고는 없다.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눌 수 있는데, 뇌경색은 동맥 뇌경색과 정맥 뇌경색으로 나눠진다. 이때 동맥 뇌경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정맥 뇌경색은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뇌경색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며 "다만 바이러스벡터 코로나19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후 드물게 혈소판감소성혈전증으로 뇌정맥혈전증에 의한 뇌경색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혈소판감소성혈전증이 생길 가능성은 100만명당 2~15명이며, 그중 절반가량에서 뇌정맥 혈전증이 발생했다"며 "이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더라도 100만명당 3명인 정맥 뇌경색이 발생 가능성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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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 한 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 /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가슴통증, 호흡곤란, 두근거림, 실신 등을 증상으로 하는 심근염과 심낭염의 경우, 지난 8월17일까지 국내에서 mRNA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는 1892건으로, 그중 진단 적합성을 통과한 사례는 817건이다.
심근염은 심장의 근육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고, 심낭염은 심장을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mRNA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 심근염과 심낭염이 발생한 사례는 해외나 국내서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이에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이런 의심증상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되어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혈병의 경우는 다르다. 질병청과 전문가들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특성상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원인이 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진석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백혈병의 대부분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국내에서는 매년 약 3500명 정도의 백혈병 환자가 발생한다"며 "백혈병은 진단 약 1개월 전에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건강한 성인이라도 갑작스레 진단을 받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급성 백혈병이 발생했다고 시간적으로 오인할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특성상 코로나19 예방접종 수일 혹은 수개월 후에 백혈병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해외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없었다. 또 코로나19 예방접종뿐만 아니라 기존의 백신들이 암을 유발한다는 근거도 지금까지 없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항할 면역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방접종뿐"이라며 "오히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건강한 성인에게도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할 수 있고, 예방접종 후 발생하는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백혈병과 같은 암은 코로나19 예방접종과 연관성이 없으므로 두려워 말고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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