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테러단체로 보도해라"…유대인단체 수백명, 英 BBC에 시위
- 23-10-17
국방·외무장관도 비판대열 동참…BBC "원칙에 입각한 보도"
이스라엘을 기습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6일(현지시간) 유대인 단체가 영국 공영방송 BBC를 상대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BBC 측은 객관적 보도를 위해 앞으로도 테러 단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영국 유대인의회는 이날 런던에 위치한 BBC 본사 앞에서 25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BBC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이스라엘 국기와 하마스에 납치된 어린이들의 사진을 갖고 나온 이들은 "하마스는 테러리스트"라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쳤다. 유대인의회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에 "BBC는 하마스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때가 아니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BBC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정부가 2021년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사실을 거론한 뒤 "법에 따라 BBC는 하마스를 테러 단체라고 불러야 한다"고 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도 지난 10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는 테러단체"라며 "그들이 이스라엘에서 저지른 살인·납치·처형은 모두 테러 공격인 만큼 이를 보도할 때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BB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원칙에 입각해 보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BBC는 "공개된 BBC 편집 방침에 따라 정확하고 공정한 상황을 보도하기 위해 모든 측면에서 신중히 고려했다"며 "BBC는 다른 언론사들과 마찬가지로 테러 단체란 용어를 사용하되 (발언의) 출처를 밝히고 있다"고 했다.
BBC가 하마스를 향해 직접적으로 테러 단체라고 지칭하지 않았을 뿐 어느 국가와 단체, 개인이 하마스를 테러 단체라고 부르는지는 기사에 전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존 심슨 BBC 국제부 기자는 회사가 하마스를 테러 단체라고 소개할 경우 특정 집단의 편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BBC에 대한 불만은 친(親)팔레스타인 단체에서도 터져 나왔다. 이들은 하마스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이어지자 '손에 피가 묻었다'며 지난주 BBC 본사에 붉은 페인트를 투척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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