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해변주택이 31만달러에 매물로- 이유가 있었다
- 23-10-16
홈리스 돕기 앞장섰던 할머니, 꼭 저소득 가구에만 팔도록 유증
퓨짓 사운드 바닷물이 내려다보이는 시애틀의 노스 비치 언덕 위의 3베드룸 단독주택이 시가의 3분의 1수준인 단돈 31만달러에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이 주택은 수리까지 해주고 팔 예정이다. 뒤뜰에 새로 지어질 2베드룸 별채는 27만5,000달러에 매물로 나온다.
비치로 내려가는 주민 전용 계단도 딸린 고급동네인데도 시애틀의 중간주택가격인 92만6,250달러보다 75만여달러나 싸다. 그러나 개발업자나 복부인들은 오퍼를 넣을 꿈도 꿀 수 없다.
소유주인 비영리단체 ‘홈스테드 커뮤니티 토지신탁(HCLT)’은 이 두 채의 집을 각각 3~4인 가족에 연수입이 7만5,000달러를 밑도는 저소득층 가구에 팔 계획이라고 시애틀타임스에 밝혔다.
집값이 이처럼 터무니없이 싼 이유는 이 집을 유산으로 증여한 ‘홈리스 구제천사’ 진 다지 할머니(사진)의 유지 때문이다. 이 집에서 반세기를 살아온 다지(83)는 오랜 암 투병 끝에 지난해 사망했다.
다지는 HCLT에 집문서를 넘기면서 부동산 개발업자에 절대로 매각할 수 없도록 못 박았다. 이에 따라 HCLT는 부지를 계속 소유한 채 집 건물만 매각하며 새 주인이 집을 다시 팔고 나갈 때도 역시 지금과 똑 같은 매매기준을 적용해 저소득층 가구에만 팔도록 조건을 달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50여년전 시애틀로 이주한 후 IT 기업 등 여러 직업을 거친 다지 여인은 평소 천막이나 RV등 자동차 안에서 사는 사람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사망한 홈리스들의 추모식을 열어주는 ‘검은 옷의 여인들’ 시애틀지부에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나중에는 스스로 비영리단체인 ‘홈리스와 기아자를 위한 발라드 커뮤니티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기도 했다.
HCLT는 다지 여인의 집을 운 좋게 31만달러에 매입하는 사람은 모기지로 월 2,200달러 정도를 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집 외에도 다른 유증 주택이 두 채 있지만 현재 HCLT의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는 구매 희망자는 2,0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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