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24시간 대피' 최후통첩에도 피난간 가자 주민 수만명 그쳐
- 23-10-14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집계…분쟁 이후 누적 난민은 40만명
대피 대상 주민 110만명인데…하마스는 "선전전에 동요 말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 측이 가자 북부 주민을 상대로 24시간 내 대피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피난길에 나선 주민은 수만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110만명에 달하는 가자 북부 주민들이 하루 만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측이 '거짓 선전'임을 주장하며 이스라엘에 동요되지 말 것을 주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지상군 진입이 현실화되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전날 이스라엘의 대피 통보 이후 이날까지 중심도시 가자시티와 북가자에서 벗어나 남부로 대피한 주민은 수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에 벌어진 이번 분쟁으로 인해 발생한 가자지구 난민은 약 40만명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7일 하마스는 가자지구 철책을 불도저로 부수거나 패러글라이더 비행으로 이스라엘을 침입해 민간인을 학살·납치하고 수도 텔아비브 등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일주일간 연일 공습을 퍼부은 데 이어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성명을 통해 가자시티의 모든 민간인들에게 안전을 위해 와다가자 남쪽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통보했다. 와다가자는 가자지구 중반부를 가로지르는 구역으로, 230만명의 가자지구 전체 주민 중 110만명이 와다가자 북쪽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가자 내무부는 "이스라엘은 본토를 공격하고 시민들을 추방하기 위해 심리전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요구를 따르지 말 것을 전파했다. 살라마 마루프 하마스 정부 언론국장은 "이스라엘이 시민들 사이에 혼란을 심고 내부 결속력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선전전을 벌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대규모 지상 작전에 앞서 실종자 위치 파악 등을 위해 전날부터 24시간 동안 국지적 규모로 가자 진입 작전을 펼쳤다. 하마스 측은 전날 가자시티를 떠나는 차량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7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의 무력충돌로 인한 사망자수는 교전 엿새째인 12일 기준 28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는 북가자, 가자시(가자시티), 데이르 엘-바라, 칸 유니스, 라파 등 5개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23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중 가자시티에 75만 명이 살고 있다. 북가자와 칸 유니스에 44만 명, 데이르 엘 바라에 32만 명, 라파에 27만5000명이 머문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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