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 주민 대피시간 연장했지만…소셜미디어 한계 '뚜렷'
- 23-10-14
"오늘 4시까지 대피" 아랍어 공지…가자지구 봉쇄로 인터넷 안돼
최초 통보 시엔 전단지 살포 병행…하마스는 "선전전 동요 말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이스라엘이 주민 대피시간을 한차례 연장했지만 관련 공지가 소셜미디어로 이루어진 탓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14일(현지시간)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가자시티 등 가자 북부 주민 110만명을 상대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한국시간 오후 4시~10시) 난민 캠프가 위치한 가자 남부 도시 칸 유니스로의 안전한 이동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어로 작성된 게시글에는 지정된 2개 도로를 이용할 경우 어떠한 해도 입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이스라엘군은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염려한다면 지시받은 대로 남쪽으로 가라"고 당부했다.
이로써 가자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의 지상 침공 전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전날 IDF는 수일 내 군사작전이 벌어질 수 있다며 24시간 내로 가자 북부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이동할 것을 통보했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자 이를 의식해 대피 시간을 좀 더 늘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CNN 방송은 연장 공지가 소셜미디어로 이뤄진 탓에 이스라엘의 봉쇄로 전기와 인터넷이 끊긴 가자 주민들은 관련 소식을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IDF 대변인 도론 스필만 소령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에 안전한 경로를 어떻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가자시티 주민들은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흐렸다.
이에 인터뷰를 하던 기자가 이스라엘의 봉쇄로 현지 인터넷이 차단됐다는 점을 거론한 뒤 '전단지라도 배포하고 있느냐'고 재차 묻자 스필만 소령은 "그렇다"라고 짧게 답했다.
반면 CNN은 추가 확인 결과 가자지구 내 유엔 관계자와 구급대원, 현장 기자들 모두 이스라엘군의 최신 대피 권고를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차 대피 통보 때 가자지구 상공에 아랍어로 된 대피 권고문을 살포한 바 있다. 권고문에는 가자지구 지도와 함께 남부로 피난하는 경로가 표시돼 있었다. 현지 실정에 맞게 좀 더 적극적인 대피 홍보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의 대피 통보를 '거짓 선전'이라고 주장하며 주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전날 살라마 마루프 하마스 정부 언론국장은 "이스라엘이 시민들 사이에 혼란을 심고 내부 결속력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선전전을 벌인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대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하마스 측의 자제령까지 떨어지면서 실제 피난길에 나선 주민들은 소수에 그쳤다. 이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전날 이스라엘의 대피 통보 이후 전날 오후 6시까지 가자 북부에서 남부로 대피한 주민은 수만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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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는 북가자, 가자시티(가자시), 데이르 엘-바라, 칸 유니스, 라파 등 5개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23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중 가자시에 75만 명이 살고 있다. 북가자와 칸 유니스에 44만 명, 데이르 엘 바라에 32만 명, 라파에 27만5000명이 머문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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