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서 중국 응원 '광클'…국힘 "문제 근본 원인은 포털"
- 23-10-05
"수사 의뢰로 면죄부 안돼…국적·IP 공개 등 근본 대책을"
총리실, 여론조작 방지 대책 마련 범부처 TF 구성 지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중국 축구 8강전 당시 포털 사이트 다음 카카오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을 응원하는 클릭이 2000만 건 가깝게 나오자 정부와 여당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정부·여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2의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같은 여론 조작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4일 포털을 향해 "이제 와서 수사 의뢰한다고 해서 면죄부가 마련될 리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국민의힘 포털TF는 성명서를 통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여론 영향력이 지대한 포털이라는 온라인 공간을 이토록 외부 세력의 무단 개입과 조작의 놀이터 수준으로 관리한 포털 기업"이라며 "온갖 변명을 늘어놓으며 사회적 책임을 회피해 온 포털은 이번 사건의 방조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네이버, 다음 등 양대 포털은 해외 댓글 작성자의 국적과 IP를 공개하는 등 즉각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의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총선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포털이 만약 사회적 책무를 외면하고 여론조작을 방치한다면 민주주의 파괴공작의 공범자라는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일 8강전 당시 다음 응원 페이지에서 중국을 응원한 클릭은 2919만5359건으로 한국 응원(약 211만건)을 크게 웃돌았다고 지적했다.
축구 경기가 있었던 당일 밤 11시30분까지 560만건이었던 응원 클릭은 심야 시간대에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 및 VPN(가상사설망)을 악용한 비정상적 접속이 이어졌고, 상위 1위 네덜란드 1개 IP에서 1539만건, 2위 일본 1개 IP에서 449만 건의 클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선거기간에 민감한 정치뉴스에 이 조작행위가 동일하게 자행될 수 있는데도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들은 수수방관 중"이라며 관계 기관의 조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 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최근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등으로 지난 대선 막판 여론조작 시도가 있었다고 보고 가짜뉴스 의혹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이번 사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이에 발맞춰 한덕수 국무총리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하는 등 정부·여당이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관계 부처와 함께 구성하는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TF'에서는 국내외 포털 사업자들의 '가짜 여론, 가짜 뉴스' 방지 의무를 비롯한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법안 마련 등 국론 분열 사태 재발 방지 대책 등이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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