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갤럭틱 10일 민간 우주관광 첫선…80세男과 모녀 행운의 첫 관광객
- 23-08-10
카리브 제도 출신 모녀, 전직 英 카누선수 등 3명 탑승
인당 6억원에 매달 비행, 하반기 26억원 영업이익 기대
미국 항공우주기업 버진갤럭틱이 오는 10일(현지시간) 일반인 승객을 태운 민간 우주관광을 처음으로 시작한다. 탑승권을 판매한 지 18년 만에 본격적인 상업 비행에 나선 것으로 그간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버진갤럭틱은 이날 오전 9시쯤 미국 뉴멕시코주(州)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공항에서 자사 우주선 'VSS 유니티'에 일반인 승객 3명과 승무원 3명을 태우고 창공을 향해 날아갈 예정이다.
'갤럭틱 02'로 명명된 이번 비행에는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영국의 전직 카누 선수 존 굿윈(80), 카리브 제도 출신 모녀 케이샤 샤하프(46)와 아나스타샤 메이어스(18)가 탑승한다. 굿윈은 버진갤럭틱 설립 초기인 2005년 자비로 탑승권을 구매한 고객이다. 두 모녀는 비영리 단체 '스페이스 포 휴머니티'가 주최한 자선 행사에서 경쟁자 16만명을 제치고 우주관광 경품에 당첨됐다.
VSS유니티는 수직발사 로켓을 사용하는 다른 항공우주 기업들과 달리 일반 비행기처럼 활주로에서 이륙해 점차 고도를 높인다. 약 1만5000m 상공에 도달하면 모선인 'VMS 이브'에서 분리돼 로켓엔진의 추진력으로 약 8만400m까지 솟구친다. 수직발사와 비교할 때 공기 저항이 적고 모선의 가속을 이용해 경제적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행 시간은 총 90분이며, 승객들은 기내에서 몇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고 푸른 지구의 모습을 관찰한 뒤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공항으로 귀환한다. 한 번 비행에 조종사 2명과 승객 4명을 태울 수 있다.
버진갤럭틱의 첫 상업비행은 '갤럭틱01'로 이탈리아 항공우주 연구원과 이탈리아 공군 장교를 대상으로 지난 6월 이뤄졌다. 이들은 무중력 상태에서 생체 데이터와 생리 반을 측정한 뒤 공항으로 돌아왔다. 버진갤럭틱은 이탈리아 연구팀 비행 성공을 계기로 이달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달 비행에 나선다. 우주관광 사업이 완전히 상용화되면 1인당 25만달러(약 3억원) 수준에서 연간 400편까지 취항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2004년 설립한 버진갤럭틱은 이듬해부터 9년간 일반인을 상대로 1인당 20만달러(약 2억6000만원)에 탑승권을 판매했다. 탑승권 가격은 2015년 이후 45만달러(약 6억원)로 껑충 뛰었는데도 지금까지 800장이 넘게 팔렸다.
그 사이 버진갤럭틱은 비행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우주관광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주선 개발부터 민간 관광이 본격화되기까지 20년이 소요된 만큼 그동안 회사가 투자한 비용도 막대하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년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해 탑승권 판매로 확보한 개발 자금도 일부 소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버진갤럭틱의 시가총액은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2021년 110억달러(약 14조원)를 찍은 뒤 현재는 12억달러(약 1조6000억원) 수준에 머물며 9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버진갤럭틱은 이날 시작되는 일반인 우주관광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이클 콜글래지어 버진갤럭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이웃을 데려와 사업을 정상화하겠다"며 "델타항공과의 협업으로 매주 비행에 나선다면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진갤럭틱은 올해 하반기 200만달러(약 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탈리아팀과 같은 민간 연구용 비행은 1인당 60만달러(약 7억원)에 판매되기 때문에 민관 합동 비행이 추가된다면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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