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연안 최악 산불…그리스 휴양섬 10% 소실, 최소 40명 사망
- 23-07-27
알제리서만 34명 숨지고 주민 1500명 대피
伊 시칠리아 47도 폭염까지 겹쳐 진화 난항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 동시 다발적인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알제리, 그리스, 이탈리아 등 3국에서 26일(현지시간) 기준 최소 40명이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고온 건조한 날씨에 바람까지 거세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에 따르면 인명피해가 가장 큰 곳은 북아프리카 알제리다. 알제리 내무부는 11개 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34명이 사망했다고 24일 밝혔다. 사망자 중 10명은 군인이며 지금까지 주민 1500명이 대피했다.
진화 작업에 소방관 8000명이 투입됐으며 산불로 인해 이웃 튀니지와 접한 국경 검문소 2곳이 폐쇄됐다. 알제리 시민보호국은 26일 불길이 잡히기 시작해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는 4명이 목숨을 잃었다. 25일 남부 해안도시 레조디칼라브리아에 거주하는 98세 남성이 자택에 번진 불에 타 숨졌으며 시칠리아섬 팔레르모에서도 같은 이유로 70대 남성 2명과 88세 여성이 사망했다.
24일 시칠리아의 낮 최고기온은 47.4도로 2021년 8월에 세운 유럽 최고기온(48.8도)에 근접했다. 이탈리아 기상청은 남부 지역 폭염이 앞으로 며칠간 한풀 꺾였다가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시칠리아, 칼라브리아, 아브루초, 풀리아 등 남부 4개 주(州)에선 산불 10건이 계속돼 25일 호텔 3곳에서 2000명의 투숙객이 대피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최근 발생한 화재와 기상재해로 인해 이탈리아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정부는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지방정부의 국가 비상사태 요청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상 최악의 산불이 덮친 그리스는 26일 하루 61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 18일 남동부 로도스섬을 시작으로 서부 코르푸섬과 아테네 동부 에비아섬에 이어 그리스 본토에도 불길이 번지기 시작했다. 당국은 아테네 북쪽 해안지역인 마그네시아에 대피령을 추가로 발령했다.
화재로 인한 사상자도 2명 나왔다. 그리스 소방청은 26일 마그네시아에서 45세 목동이 검게 그을려 숨진 채 발견됐고 서부 알미로스에서 여성 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진화 작전에 투입된 그리스 공군 조종사 2명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24일 그리스 군정종식을 기념하는 정부 행사를 취소한 뒤 '산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특히 지난 주말 로도스섬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3만명이 섬 밖으로 대피했다. 로도스섬은 지난해 250만명의 관광객이 찾은 그리스의 대표적 휴양지로 8일간 이어진 산불에 섬 전체 면적의 10%가 소실됐다. 유럽 최대 여행업체 TUI는 오는 28일까지 로도스행 관광 일정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 외에도 포르투갈 남부 휴양도시 카스카이스와 북아프리카 서부 연안의 스페인 자치령 그린카나리아섬, 튀르키예 남부 해안도시 안탈리아, 크로아티아 해안도시 두브로브니크 등지에서 불길이 치솟아 소방 당국이 진압에 나선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CAMS)는 지중해 연안국들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인해 20년 만에 가장 많은 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집계했다. CAMS는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약 100만톤의 탄소가 빠져나왔으며 산불이 지역 대기질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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