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야심작 '핑루운하' 게임체인저 or 화이트 엘리펀트
- 23-07-24
중국이 미국의 견제에 맞서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핑루운하를 건설하고 있어 대아세안 교역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지만 교역량과 강수량이 적어 ‘화이트 엘리펀트’(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경고했다.
중국은 현재 핑루 운하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 남서쪽 주요 항로인 시장과 베이부완 항을 잇는 핑루 운하를 건설하고 있는 것.
핑루 운하의 총길이는 140㎞로, 약 680억 위안(약 13조원)이 투입된다. 핑루 운하는 광시좡족자치구 헝저우시 시진저수지에서 시작해 링산현 루우진까지 이어진다.
핑루 운하 위치도 - SCMP 갈무리 |
운하가 완공되면 물류거리를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서부에서 출발하는 화물은 시강 또는 주강을 거쳐 광저우 또는 홍콩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핑루 운하가 완공되면 서부 내륙 지방에서 바다로 가는 거리가 560km 이상 단축된다.
핑루 운하를 빠져 나오면 바로 그 유명한 통킹만(중국명 베이부만)이다. 통킹만에 베트남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이 위치해 있다.
핑루 운하는 중국과 아세안의 교역을 더욱 활성화할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아세안은 미국·유럽연합(EU)을 제치고 중국의 1위 교역국으로 올라섰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대아세안 교역액은 1조56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1%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의 교역액이 각각 18.3%, 5.6%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아세안은 미국과 지정학적 갈등을 빚는 중국이 서방국의 포위망을 뚫기 위해 반드시 개척해야 할 시장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핑루 운하는 대 아세안 교역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핑루운하 조감도 - 웨이보 갈무리 |
그러나 ‘화이트 엘리펀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흰 코끼리는 상서러운 동물이다. 그러나 태국에선 흰 코끼리가 왕들이 신하를 골탕 먹이기 위한 것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왕의 하사품인 만큼 신하는 흰 코끼리를 정성껏 돌보아야 하지만 코끼리를 돌보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신하 입장에서 보면 흰 코끼리는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골치 아픈 애물단지다.
여기서 연유해 ‘화이트 엘리펀트’는 값진 것이지만 계속 간직해 쓰기에는 비용이 턱없이 많이 들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 골칫덩어리를 이르는 말이 됐다.
무엇보다 먼저 핑루 운하 유역의 강수량이 적어 대형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충분한 수량이 제공될지 미지수다. 또 물동량이 예상보다 적을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는 등 엄청난 환경파괴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이유로 핑루 운하가 '화이트 엘리펀트'가 될 수도 있다고 SCMP는 경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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