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 캠퍼스내 피임약 자판기 등장해 인기 끈다
- 23-06-15
3개월간 600박스 팔려ⵈ내년부터 주정부가 모든 공립대에 지원
워싱턴대학(UW) 시애틀캠퍼스 학부생 도서관인 오데가드 도서관 1층에 긴급 피임약이 진열된 자판기가 설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자판기가 설치된 것은 지난해 11월로 첫 3개월간 600 박스나 팔려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프로그램을 앞장서 추진한 의대 박사과정 학생 테일러 라일리는 광고도 하지 않았는데 입소문을 타고 널리 알려졌다며 학생들 사이에 수요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주정부가 지난해 전국최초로 주립대와 커뮤니티 칼리지에 긴급 피임약 자판기 설치를 지원해주기로 결정한 후 UW 학생회와 라일리 등이 그랜트를 신청했었다. 현재 UW 외에 워싱턴주립대(WSU)와 이스턴 워싱턴대학(EWU)에 피임약 자판기가 비치돼 섹스 후 72시간 내에 복용하면 피임되는 ‘플랜B’를 비롯해 임신조사 키트와 타일레놀, 이부프로펜 등 진통제를 팔고 있다.
주정부는 내년부터 다른 공립대학들로부터도 피임약 자판기의 설치와 운영을 위한 그랜트 신청을 받아 1만달러씩 지원할 계획으로 이를 위한 20만달러 예산을 이미 확보했다.
이 자판기는 접근용이성 외에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시중 약국에서 40~50달러인 ‘플랜B’를 자판기에선 12~13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 일부 타주에선 학교당국이 자판기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긴급 피임약을 8달러 이하에 팔기도 한다. 약국에선 플랜B가 자주 품절되고 약사에게 주문할 때 겸연쩍을 수도 있지만 자판기는 그런 단점이 없다고 라일리는 설명했다.
캠퍼스 내 피임약 자판기에 대한 수요는 최근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불법화한 후 전국적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미국 긴급피임협회의 켈리 클리랜드 회장이 지적했다. 그녀는 현재 워싱턴주를 포함한 전국 17개 주의 37개 대학이 캠퍼스 내에 피임약 자판기를 비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대학 재학생 연령대인 20~24세 여성들의 낙태율이 지난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연방 질병통제센터(CDC)도 18~24세 연령층 여성들의 낙태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대학 캠퍼스 내 피임약 자판기 설치를 반대하는 측도 있다. 버지니아주의 낙태반대단체인 ‘미국 생명권 학생회’는 피임약 구입이 편리해 임신위험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그에 따라 늘어나게 될 성행위로 성병이 캠퍼스에 만연될 위험성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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