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 韓면적 ⅓ 태우며 "통제불능"…美, 대기경보 발령
- 23-06-08
7일 전국 414건 산불…동부 퀘벡 피해 극심·주민 1만1400명 대피
국경 넘어온 산불 연기에 美초비상…"화성 보는 것 같다"
캐나다 전역에서 '통제 불능'의 산불이 지속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 일대를 뒤덮은 산불 연기는 바람을 타고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미 동부와 중서부 지역에 대기질 경보가 발령되는 등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빌 블레어 캐나다연방 비상대책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금일 현재 전국에서 414건 산불이 발생, 이 가운데 239건이 통제 불능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블레어 장관은 이미 약 380만헥타르(㏊)가 불에 탔으며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의 15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산불 피해 규모는 대한민국 국토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미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동부 퀘벡주는 이번 산불의 가장 큰 재해 지역으로 꼽힌다. 블레어 장관은 "불길이 확산함에 따라 도로와 지방 폐쇄, 통신 장애, 고압 송전선 위험 등과 같이 퀘벡 주요 기반 시설이 계속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수아 르고 퀘벡주 총리는 약 520명의 소방관이 화마와 싸우고 있으며 군 병력 150명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웃 뉴브런즈윅주뿐만 아니라 프랑스, 미국, 포르투갈, 스페인, 멕시코 등지에서 500여명의 추가 인력이 도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불 피해로 퀘벡 북부 치부가마우·오우에부구무 마을 주민들은 전날 밤 대피 명령을 받았다. 지금까지 퀘벡 북부 외곽에서 대피한 주민들만 1만1400명에 달한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우리는 앞으로 몇년 동안 이 새로운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어떻게 준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며 "훨씬 더 큰 비용을 필요로 하는 점점 더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경 넘어온 산불 연기에 美도 초비상…대기질 경보 발령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기는 미국 국경을 넘어와 미 북동부와 중서부 12개주에는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다.
미 당국은 불필요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미 기상당국에 따르면 산불 연기는 오는 8~9일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퀘벡 산불의 기상 패턴을 보면 캐나다 중부 상공의 큰 고기압과 미 북동부 연안의 큰 저기압이 결합해 있는데, 이것이 산불 연기를 북쪽(캐나다)에서 미 동·중부로 흐르게 하고 있다.
현재의 기상 패턴이 바뀔 때까지 대기질이 상당히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기상학자들의 분석이다.
정부 대기질 추적사이트인 에어나우(AirNow)에 따르면 뉴욕시 지역의 대기질 측정값이 한 대 400을 넘어섰다. 이는 모든 사람이 실내에 머물며 신체 활동을 줄여야 하는 '위험' 단계에 해당한다. 이 지수는 300을 넘으면 '위험'(Harzadous) 수위로 분류된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의 대기질이 1960년대 이후 최악이라며 오는 8일 해변은 폐쇄되고, 오는 9일엔 학교 가 폐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기상청(NWS)의 기상학자 마이크 하디먼은 뉴욕타임스(NYT)에 "화성을 보는 것 같다"며 "담배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취를 감췄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에어나우에 따르면 뉴저지주 뉴어크와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주변도 대기질 '위험' 수위에 포함됐다.
인디애나와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시간, 뉴저지, 오하이오, 버지니아 일부 지역도 대기질이 좋지 않았다.
미 당국은 이날 미국에서 1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캐나다 산불로 인한 대기질 경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미 당국은 산불 연기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PM 2.5)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산불 연기로 발생한 초미세먼지는 입자들이 작아 직접 들이마실 경우 폐를 자극해 호흡에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혈류를 타고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모든 종류의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나마 8~9일 북동부와 뉴잉글랜드 지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잠시나마 대기질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보고를 받고 캐나다 산불에 영향을 받은 지역에 대한 지원 제공을 지시했다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백악관은 캐나다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이미 캐나다의 산불 진압을 돕기 위해 600명 이상의 미국 소방관과 인력, 소방용 항공기와 같은 장비들을 배치했다"고 소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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