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중관계 "해빙" 시사… 우리도 '對중국 외교' 고민할 때
- 23-05-22
"미일, '중국의 국제질서 훼손' 얘기하면서도 교역 활발"
"'예측 가능한 외교' 기초로 한 한중관계 개선 노력 필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미중관계 "해빙"을 언급함에 따라 우리 정부도 앞으로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이 '한미동맹 강화·발전'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집중되면서 사실상 한중관계가 방치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다.
바이듼 대통령은 2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뒤 회견에서 미중관계에 대한 질문에 올 초 중국의 '정찰 풍선'(정찰용 기구)가 미 영공에서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냉각됐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조만간 해빙이 시작되는 걸 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린 중국과 단절(decouple)하려는 게 아니다. 위험을 줄이면서(de-risk) 관계를 다각화하려고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적어도 올 하반기부턴 갈등을 키우기보단 대화를 통해 상황을 관리해가고자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동안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자 일본·호주 등 주요 동맹·우방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왔다. 미 정부가 주도하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의체)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든 정부가 강조해 온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역시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을 역내 주요 위협 가운데 하나로 간주한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과 일본 모두 '중국의 국제질서 훼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한편으론 대중(對中) 교역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겠단 생각이 없음을 방증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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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박 교수는 "우리나라도 (미일 등의) '원칙'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지혜롭게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중 양국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개최했지만, 이후 당국 간 고위급 교류나 접촉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작년 말 추진됐던 왕이(王毅) 당시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시진핑 3기' 체제 출범에 따른 외교부장 교체로 무산됐고, 후임 친강(秦剛) 외교부장의 방한 등에 관해서도 아직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중 외교당국은 윤 대통령의 지난달 미국 방문 계기 외신 인터뷰 및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등장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 등 관련 발언을 이유로 격한 설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원칙에 따라 다른 나라가 대만 관련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내정간섭'으로 간주한다.
이달 초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일중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를 위한 3국 간 실무회의도 일단 연기된 상태다.
박 교수는 "최근 우리 정부가 내놓은 중국 관련 언급에 따른 양국 간 마찰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가) 이런 입장과 (보편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외교를 기초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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