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퇴비화'장례업체 켄트에 문열어
- 21-01-25
켄트 ‘리컴포스’ 장례식장, 전국 최초로 친환경 방식으로 창업
시신 운반부터 시신 퇴비화까지 비용은 5,500달러로 저렴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퇴비로 만들어주는 새로운 형태의 장례식장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켄트에 문을 열었다.
'다시 만들다'는 뜻을 가진 ‘리컴포스'(Recompose)’ 장례식장은 최근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시신을 자연적 유기분해(NOR) 방법으로 시신을 퇴비로 만든 뒤 이 퇴비를 유족에게 돌려주거나 유족의 희망에 따라 유기농가에 기증한다. 시신이 퇴비로 만들어지는 기간은 2개월 정도가 걸린다.
장례식장 안에는 한쪽 벽에 ‘그릇(vessel)’으로 불리는 6각형의 대형 철제 통 10개가 연결돼 설치돼 있다. 이 통 안에 사체가 잘게 부순 나무조각과 마른 밀집 위에 안치돼 30일간 온도와 습도가 조절되는 가운데 부패된 후 ‘치료 통(curing bin)'으로 불리는 대형 상자로 옮겨져 다시 30일간 썩힌다.
이 장례식장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카트리나 스페이드는 10여년전 하마터면 죽을 뻔한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장례식을 생각하다가 전통적 매장방법은 너무 비싸고, 화장은 탄산가스를 양산하는 단점이 있다고 생각해 친자연적이며 경비도 덜 드는 NOR 방법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원래 건축학 전공자이며 두 자녀를 둔 스페이드 CEO는 2013년 ‘도시 사망자를 위한 제안: 흙과 사체부패’라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딴 데 이어 2015년엔 그에 관한 전망성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2018년엔 NOR 방식의 합법화 캠페인을 벌여 다음해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서명을 받아냈다. 그녀는 이어 '리컴포스' 장례식장 창업을 위해 675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시신 퇴비화 장례는 매장이나 화장 방식과 달리 군더더기 비용이 딸리지 않아 투명하며 전통방식에 비해 크게 비싸지도, 크게 저렴하지도 않다.
워싱턴주의 한 장례업 단체 조사에 따르면 화장의 경우 킹 카운티에선 525달러에서 4,165달러까지 최고 745%까지 차이가 나며 매장도 1,390달러에서 11,100달러까지 400%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퇴비 장례식 비용은 시신 운반부터 퇴비처리까지 5,500달러이다.
‘리컴포스 장례식장' 외에도 지난해 클리키태트 카운티의 헐랜드 포리스트 묘지가 ‘그릇’이 아닌 ‘요람’으로 불리는 사체부패용 통 한 개를 설치했고, 아번에 소재한 ‘리턴 홈’ 장례식장은 오는 4월 NOR 방식 장례식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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