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대법원 판결 실수 인정했다
- 23-05-13
배심선정 인종차별 항의한 흑인 기결수 선고 13년만에 뒤집어
워싱턴주 대법원이 13년전에 내렸던 판결을 스스로 뒤집고 배심원 선정의 불공평성을 끈질기게 항의한 65세 흑인 기결수의 상소를 받아들여 재판을 다시 열도록 1심 법원에 환송했다.
현재 스태포드 크릭 교도소에서 무기징역을 복역하고 있는 시어도어 론은 2005년 1급 강도, 불법마약 소지, 불법 무기소지, 보석조건 불이행 등의 혐의로 피어스 카운티 법원에 기소됐다.
당시 검찰과 론의 변호사는 41명의 배심원 후보군에서 두 흑인 중 한명을 결격사유를 들어 배제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검찰은 그 후 나머지 흑인 한명도 아무런 설명 없이 배제시켰다.
론은 재판을 맡은 백인 판사에게 “나는 48세(당시) 흑인 남자다. 배심은 나와 당신의 문화를 모두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재판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불공정을 막기 위해 나의 피부색과 나의 문화를 이해하는 배심원을 포함시켜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재판을 그대로 진행, 론의 강도전과가 반영된 ‘삼진법’에 따라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론과 그의 아내 새다라는 배심 선정의 불공평성을 들어 항소했으나 패소했고, 2010년 주 대법원도 5-4의 표결로 1심법원 판결을 확정했다. 하지만 그동안 배심 선정과정의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면서 대법원은 11일 론의 재심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교도소에서 들은 론은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20년 전의 내가 아니다. 당시엔 하나님을 몰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랐다. 이를 깨닫는데 그처럼 오랜 세월이 걸렸다는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대법원에 자신의 재판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었다.
선고문을 작성한 수잔 오웬스 대법관은 “론의 주장이 반영돼 관련 주법이 바뀌었으므로 론이 그 법의 혜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하고 론의 독특한 재판과정을 재검토하고 재판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대법원의 13년전 판결을 파기하고 재판을 재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배심원들의 인종배경이 다양할수록 심의기간이 길어지고, 사실관계를 더 깊이 토론하며, 부정확한 평결을 내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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