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과거 아르헨 군부독재 묵인 논란에 재차 해명…"무죄 이미 입증됐다"
- 23-05-10
교황, 1970년대 아르헨 군부정권의 좌익 탄압 방조했다는 의혹 받아와
교황 "10년 전 아르헨 정부가 나에게 거짓 혐의 적용"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여 년 전 자신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로 있을 당시 아르헨티나 정부가 자신에게 1970년대 군부정권에 협력했다는 혐의를 씌우려 했다고 밝혔다.
9일(현지시간) 바티칸 언론 '시빌타 카톨리카'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달 29일 헝가리 방문 중 예수회 회원들과의 대화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 정권의 '더러운 전쟁' 당시 두 신부에 대한 납치 및 고문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더러운 전쟁이란 1976년부터 1983년까지 아르헨티나 군부정권이 좌익 세력 소탕을 명목으로 인권유린을 자행한 사건을 일컫는다.
예수회 사제인 프란시스코 할릭스와 오를란도 요리오 신부는 1976년 아르헨티나 빈민가에서 사역하던 와중에 군사정권에 의해 납치돼 약 6개월 동안 고문을 받다 풀려났다. 당시 예수회 총장이었던 베르골리오 신부(프란치스코 교황)는 이들에게 빈민가 사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으나, 두 신부는 예수회를 떠나면서까지 사역을 이어가다가 납치됐다.
요리오 신부는 지난 2000년, 할릭스 신부는 2021년에 사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교황으로 선출되자 아르헨티나의 한 언론인은 교황이 과거 군부가 좌파에 대한 탄압을 일삼는 동안 교황이 두 신부를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터뷰에서 "(독재 시절의) 상황은 정말 매우 혼란스럽고 불확실했다"면서 "그러다 제가 그들을 넘겨주어 투옥됐다는 풍문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까지 이러한 혐의를 반박해 왔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가 된 2010년, 독재 정권을 조사하는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패널 앞에서 증언했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자신을 궁지로 몰아가려 했지만 "결국 내 무죄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교황은 부에노스 아리에스 대주교로 있던 당시 재임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정부(2007~2015년)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자신이 교황으로 선출된 후 2010년 당시 자신을 심문했던 세 명의 판사 중 한 명을 만났다며 "그가 정부로부터 유죄 판결을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분명히 나에게 말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으로 선출된 후 아직 자신의 고국인 아르헨티나를 방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아르헨티나 정치인들과 불편한 관계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교황은 내년 아르헨티나 방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교황이 올해가 아닌 내년 아르헨티나 방문하는 이유는 오는 10월22일 대선과 총선이 예정돼 있어 정치적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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