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위기에 침체 그림자…연준 하반기 금리인하 나설까
- 23-05-03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폭풍 전야에 휩싸였다. 금리 결정을 앞두고 또 다시 불거진 은행 위기에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이슈까지 겹치며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결국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전 연준 부의장 "5월 이후 금리동결"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 일정의 회의를 마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높여 5~5.25%로 올릴 것으로 유력시된다. 예상대로라면 연준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로 오른다. 40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그 만큼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강력한 긴축에 인플레이션을 잡기도 전에 은행들의 파산이 이어지며 불안하다. 2달 사이 지역의 중소은행 3곳이 파산하며 금융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리처드 클라리다는 이번주 이후 금리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클라리다는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지금까지 누적된 금리인상 효과와 은행들의 부실로 인한 신용여건 악화를 언급하며 "금리인상 중단진영에 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불안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대출을 받기 더 어려워지고 이는 추가 금리인상과 유사하게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냉각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문제는 연준이 금리 동결신호를 어떻게 전달할지다. 연준은 시장이 거의 즉각적 금리인하를 더 예상하지 않도록 유도하면서도 금리인상을 끝내야 하는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한다. 게다가 금융 안정성과 수요 약화라는 목표의 균형도 맞춰야 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일시중지"라고 말해도 시장은 "완료"라고 들을 것이라고 클라리다는 예상했다. 또 클라리다는 "파월 의장이 '일시 중지'를 한 번 더 말하면 시장은 '금리인하'라고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ING는 연말까지 금리가 100bp 인하될 것 이라는 충격적 전망을 고수했다. ING 그룹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지난 50년 동안 마지막 금리인상과 처음 금리인하 사이 기간은 평균 6개월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1월 12월에 각각 0.5%p씩 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은행 불확실성에도 연내 인하 전망은 '글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이번에 금리 인상 이후 상당 기간 동결을 점쳤지만 연내 금리인하에는 부정적이다. 리더 CIO는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5월 FOMC가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며 "이후 연준은 이번 금리정책을 시스템에 스며 들게 해서 경기 둔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현재 은행부문의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를 둔화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은행 불안이 없었더라면 인플레이션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아 연준은 금리를 계속 올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은행 불안 덕분에 연준은 더 빨리 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리더 CIO는 점쳤다.
당장 고용과 임금이 고착화했기 때문에 연준은 이 문제에 집중해 5월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미 경제가 연준이 금리인하를 통해 달랠 정도로 둔화하지 않았다며 가시적 압박을 받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시장의 예상처럼 금리인하가 조만간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2일 투자노트에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전격 인하할 가능성은 훨씬 낮아 보인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률이 더 분명하게 악화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은 중기 금리전망에 대해 "내년 2분기까지 금리가 5~5.25%로 유지될 것이라는 기본 시나리오 위험은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지만 시장의 예상만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말 금리를 5~5.25%보다 낮출 확률을 90% 이상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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