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핵포함 한미상호방위 업그레이드"…교수 "재학생이면 A학점"
- 23-04-29
하버드대 연설 및 석좌교수와 대담…"힘에 의한 현상 변경, 국제 연대로 대응"
"北, 독재·전체주의 결정판…日과거사 정리안되면 미래 나아갈수 없단 생각 벗어나야"
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하버드대 연설에서 북한을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지목하며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새롭게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서는 핵을 포함한 새로운 상호방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윤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자유를 무시하는 독재적이고 전체주의적 태도의 결정판은 바로 북한"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은 한반도뿐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체주의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북한 내 참혹한 집단적 인권 유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가 지난 3월 북한 인권 실상 보고서를 공개 출간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권의 개선은 그 실상의 공개에서 출발한다"며 "국제사회의 폭넓은 인식과 각성이 상황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는 국제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혔다"며 "대한민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 수호를 위한 인도적, 재정적 지원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국제사회가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허위 선동과 가짜뉴스가 디지털, 모바일과 결합해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며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공동체의 의사결정 시스템"이라며 "민주주의는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거짓 선동과 가짜뉴스라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협하고 위기에 빠뜨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용기와 연대가 필요하다"며 "자유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연대, 국제적 연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재차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로 70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고 번영을 일구어 온 중심축이고 세계시민의 자유 수호를 위한 안전판의 상징이었다"며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가치 동맹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하버드대 재학 중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윌리엄 해밀턴 쇼 대위 이야기를 하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쇼 대위의 손자와 며느리 등과 악수를 나눌 때에는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나왔고 일부 학생들은 기립해 박수를 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국어로 약 20분간 연설을 실시했다. 욘솔 휴 대담을 진행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윤 대통령에게 "너무나 훌륭한 연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통령님을 학부 학생으로 초청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나이 석좌교수 및 청중과의 대담에서는 이번 방미 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채택한 '워싱턴 선언'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험이 지금 눈앞에 와있는 상황"이라며 "핵이 포함된 한미 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워싱턴 선언에는 미 행정부의 의무만 들어간 게 아니라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의 의무가 있다. 독자적으로 핵개발을 하지 않고, 핵확산금지조약(NPT)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선언이 나토식 핵공유와 비교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나토 핵공유와 조금 다르다"면서도 "일대일로 맺은 것이기 때문에 나토의 다자와의 약조보다 더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중국과 관계를 늘 상호 존중에 기반해 양국 공동 이익 추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워싱턴 선언 채택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한일 관계 개선'도 관심사였다. 윤 대통령은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아 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된다. 과거사를 극복하지 못해서 현안과 미래에 대한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민간 식민시절과 관련해서 많은 감정의 갈등과 대립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미래 협력을 잘해나가게 되면 과거에 대한 갈등과 반목은 많이 치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개선을 우리 정부가 먼저 시작했지만 일본이 호응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오늘 아침 일본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이런식으로 변해가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입지를 어떻게 강화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BTS, 블랙핑크, 미나리, 오징어게임, 기생충 이런 건, 제가 정부를 이끌고 있습니다만 정부가 도와준 것이 거의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마켓을 단일 마켓으로 만들 수 있게 개별 국가에서 규제를 먼저 풀어가는 쪽이 소프트파워를 키울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파라마운트, 유니버셜, 워너브라더스 등 관계자분들이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에) 많이 오셨는데 우리 시장에 마음껏 들어오시라고 했다"며 "만약 사업하시는데 불편한 제도가 있으면 제가 싹 없앨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들어오시라고, 우리는 전 세계와 함께 싱글 마켓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하자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나이 석좌교수는 "정말 완벽한 답변을 해 주셨다. 케네디스쿨 재학생이시라면 A학점이 바로 수여될 정도로 훌륭한 답변이었다"고 말했고 현장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하버드 추모공원을 방문해 인류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하버드인들을 추모했다. 또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하버드대 졸업생 18명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 앞에서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희생을 기리며 묵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추모공원 방문 후에는 로렌스 바카우 하버드대학교 총장과 면담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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