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美 존재감 확인해준 기후정상회의…푸틴까지 칭찬
- 21-04-23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기후정상회의 첫날인 22일(현지시간) 40개국 정상들은 2050년까지 순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한목소리로 이를 지지했다. 환경 보호와는 거리가 먼 '개발 지상주의자'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까지 탄소 중립 계획을 밝혔다. 세계의 지도자로서의 미국 대통령의 자리를 탈환하고자 계획한 이 회의는 그런 점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만 했다.
◇ 주요국가들 탄소 중립 중간 목표 상향 : 이날 미국을 비롯해 대부분의 나라들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목표 시기를 앞당기거나 온실가스 감축 수준을 더 높였다. 미국은 기존에 2025년까지 2005년 대비 26~28% 감축하겠다고 한 것을 2030년까지 50~52% 감축으로 상향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24.4% 감축을 약속했음을 상기시켰다.
일본은 2030년까지 2013년 대비 26% 감축하겠다는 것을 46% 감축으로 올렸고 유럽연합(EU)는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감축에서 55% 감축으로 상향했다. 다만 중국은 앞서 2020년 9월 시진핑 국가 주석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것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쳤다.
2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상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윗줄 왼쪽 세 번째)을 비롯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등 각국 정상의 모습이 화면에 나오고 있다. 2021.4.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
◇ 협력 이끌어낸 개최국 미국…"게임체인저 됐다" : 기후 문제에 발을 뺐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위기 해결에 솔선수범하고 각국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CNN에 따르면 알록 샤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제26차 회의(COP26)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전선에서 이끄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시작해 국가적으로 기여하도록 만든 것은 큰 진전이며, 거대 탄소 배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벤치마크'(기준점)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세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총장은 이번 정상회담이 기후변화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NN에 "뭘 하든 미국이 제지하던 상황에서 미국이 변화를 이끌고 여기에 세계 두번째 탄소 배출국인 중국까지 합류했기에 정말로 게임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 케리 특사, 푸틴 대통령 "선견지명 있다" 칭찬 : 최근까지도 험악한 말을 주고 받고 갈등이 고조되던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는 이날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정상들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영상이지만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는데, 존 케리 대통령 기후 특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발언을 칭찬했다.
그는 "오늘 보우소나로 대통령이 한 발언들 중 일부는 나를 놀라게 했다. 아주 잘 된 일이며 문제는 그 후속 조치와 실행"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30년까지 브라질의 불법 삼림 벌채를 없애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성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우 합리적이고 사물에 대한 적절한 선견지명(decent visionary thoughts)을 갖고 있다"고 칭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세계 협력에 진정으로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이것이 러시아로부터 들은 말 중 가장 중요한 요점이었다"면서 "논의하고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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