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발사 실패, 엔진 결함 탓…"몇 달 후 재도전"
- 23-04-21
이륙 4분 여만 상·하단 분리 실패 후 폭발…"렙터 엔진 3개 꺼졌다"
머스크 "몇 달 후 다음 발사 위해 많은 것 배웠다"…나사도 격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용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20일(현지시간) 오전 첫 지구궤도 시험 비행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스페이스X 측은 "성공적인 시험 비행"이었다고 자축하며 몇 달 후 다음 재도전을 예고했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스타십은 이날 오전 8시33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기지 스타베이스에서 수직 이륙한 지 4분여 만에 고도 약 32㎞ 멕시코만 상공에서 폭발했다.
스타십은 전체 높이 120m의 2단 로켓 시스템이다. 상단에는 사람과 화물을 싣는 우주선 스타십과 하단 슈퍼헤비(69m) 로켓으로 구성돼 있다.
계획대로라면 발사 3분 뒤 슈퍼헤비 로켓이 분리되면서 스타십이 궤도비행을 시작했어야 했다. 다만 비행 시작 4분도 채 되지 않아 상·하단이 분리되지 못했고 빙글빙글 돌다가 이내 상공에서 폭발한 것이다.
아울러 이날 발사는 당초 예정 시각인 오전 8시28분보다 지연됐는데 카운트다운 40여초를 앞두고 일부 문제 발생해 5분간 정비 작업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 측은 이날 시험 발사 실패 이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스타십이 단계적 분리 이전 예정에 없던 빠른 분리를 경험했다"며 "데이터를 계속 검토해 다음 시험발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 2월 하단 슈퍼해비 로켓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지난 17일 스타십과 합쳐진 완전체로 첫 지구궤도를 시험 비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발사 10분을 남겨두고 부스터 단계 가압 문제로 연기했다.
시험 발사 생중계한 스페이스X 관계자는 이날 실패에 대해 "33개 랩터 엔진 중 3개가 꺼진 것으로 보인다"며 로켓 엔진 결함 가능성을 시사했다. 슈퍼헤비는 스페이스X가 개발한 33개 랩터 엔진으로 약 7590톤(t) 추력을 낸다. 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아폴로 우주선을 발사했던 새턴V 추력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면서도 슈퍼헤비와 합쳐진 스타십이 처음으로 이륙에 성공했다는데 환호하며 상공에서 폭발하기까지 짧은 에피소드를 성공적인 시험 비행이었다고 선언했다.
스타십이 예정대로 슈퍼헤비와 분리에 성공했다면 90분간 지구 한 바퀴를 돌아 인근 태평양에 입수하고 하와이 인근 바다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먼저 분리돼 낙하한 슈퍼헤비는 멕시코만에서 회수될 예정이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스타십의 시험 발사를 축하한다"며 "몇 달 후에 있을 다음 시험 발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격려했다.
케이트 티체 스페이스X 품질시스템 엔지니어는 "우리의 유일 희망이었던 발사대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시험 발사가 생중계된 웹캐스트에 해설자로 출연한 존 인 수프로 커 스페이스X 엔지니어는 이번 시험 비행이 향후 추가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데 중요한 많은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빌 넬슨 나사 국장 역시 트위터에 "스타십의 첫 합체 시험 비행을 축하한다"며 "큰 위험에는 큰 보상이 따른다. 역사상 모든 위대한 업적은 어느 정도 계산된 위험을 요구해 왔다. 스페이스X의 다음 비행을 고대한다"고 격려했다.
스타십은 오는 2025년 시행될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에서 달 착륙선으로도 이용될 예정이어서 나사 역시 이번 첫 비행에 주목했다. 스타십의 최종 목표는 '화성 개척'이다. 머스크는 이번 세기 안에 화성에 1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 건설을 목적으로 스타십을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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