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전두환 손자 "저는 죄인…5·18 유족에게 사과하고파"
- 23-03-28
마약 혐의 인정…"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것"
"가족들이 저를 미치광이로 몰아…한국행 만류"
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죄하기 위해 미국에서 귀국한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 전우원씨(27)가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5·18 유가족에게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6시5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전씨는 심정이 어떤지 묻는 질문에 "저같은 죄인이 한국에서 사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국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서 5 ·18 유가족,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과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죄인이니까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저의 삶이 소중한 만큼 모든 사람들의 삶이 중요하다"며 "저는 살아있지만 그분들은 여기 계시지 않으니 저에겐 죄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은색 양복에 짙은 남색 넥타이를 착용한 전씨는 고개를 숙이고 답변 내내 어두운 표정이었다.
귀국과 관련한 가족들 반응을 묻자 "저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거나 진심으로 아끼거나 한국에 가지 말라고 하거나 아예 연락이 없거나 갖가지"라고 말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방송에서 제 죄를 피할 수 없도록 전부 다 보여드렸다"며 "미국에서 마약을 사용한 병원 기록이 있으니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씨가 탑승한 대한항공 KE086편은 미국 JFK공항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5시20분 도착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지만, 비행기가 30분가량 연착되면서 전씨는 오전 5시54분쯤 입국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씨 입국 직후인 오전 6시쯤 전씨를 상대로 법원이 발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전씨 신병은 서울경찰청 마포청사로 이송될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17일 미국 뉴욕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 도중 LSD와 대마초 등 마약으로 추정되는 약품을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범죄는 속인주의 원칙에 따라 합법국가에서 투약했더라도 국내에서 처벌을 받는다.
경찰은 전씨의 마약류 투약 등 혐의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귀국 직후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 유가족과 피해자를 만나 사죄하겠다는 전씨 일정도 잠정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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