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폰 뱅크런' 급한 불 껐지만…지역 중소은행 전염 '불씨'
- 23-03-14
미국 연방정부가 은행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지역의 중소은행권 전체로 감염될 공포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퍼스트리퍼블릭 62% 폭락…지역 중소은행 '우수수'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3대 지수들은 비교적 선전했지만 지역의 중소은행들 주가는 곤두박질했다.
이날은 샌프란시스코 기반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매도세를 주도하며 주가가 62% 폭락했다. 다른 중소한 지역은행들도 끝을 모를 정도로 추락하며 수 차례 거래 중단이 발생했다.
애리조나에 본사를 둔 웨스턴얼라이언스뱅크는 47%, 로스앤젤레스 기반 팩웨스트와 유타 기반 자이온은 각각 20% 넘게 내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56개 미국 상장 은행 중에서 149개 주가가 이날 모두 하락했다.
미 정부가 지난주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SVB)의 예금 전액을 보증하고 다른 지원책도 내놓았지만 은행들의 추가 도산 우려를 달래기는 역부족이다.
바이든 대통령까지 월요일 금융시장 개장과 동시에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 금융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역설했지만 이날 은행주는 주저 앉았다.
◇파산 전염 공포 vs. 과도한 매도
정부의 긴급조치 이후 퍼스트리퍼블릭뱅크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과 JP모간체이스로부터 추가 유동성을 공급 받았다고 밝히며 주가가 폭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미사용 유동성을 700억달러까지 확보했는데 이는 연준이 내놓은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펀딩을 받기도 전의 일이라고 CNBC방송은 전했다.
은행 규제관련 컨설턴트인 메이라 로드리게즈 발라다레스는 FT에 "모든 종류의 시장 참여자들이 불안하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은행주 매도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자들이 중소한 지역은행들의 지불능력이 아니라 유동성을 우려하는 데 이제 연준의 긴급조치로 유동성 위험이 당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크레딧사이트의 제시 로젠탈 미국 금융 본부장응 FT에 "은행의 대차대조표(재무)가치에 대한 의문의 여지가 없는데 현 시점에서 신중론을 견지할 만한 유인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당장은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큰 문제가 없는데 공포에 휩싸인 비이성적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모럴헤저드 위험"…맞춤식 규제 허점
하지만 연준의 긴급조치가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중소한 지역은행권에서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의 위험을 촉발할 수 있다.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을 세운 존 그리핀은 미 경제에 대해 연준이 개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강하다고 강조하면서 모럴 헤저드에 대한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연준이 그 기회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금주 손실이 실현화하지 않을 수 있었고 위험 관리가 핵심이라는 포인트를 집어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우리 경제는 완전 고용상태로 신용손실은 가장 적으며 은행 재무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이런 강력한 입지에서 모럴 헤저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리스크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국제문제미디어 G제로미디어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의 "맞춤식" 은행 규제가 또 다시 비난의 도마에 오를 수 있다. 미국 법률상 중소한 지역은행들은 대형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이러한 맞춤식 규제로 인해 지역은행의 주가 변동성이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G제로미디어는 전망했다. 금리 상승 환경 속에서 은행들은 예금에 대해서 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고 자금 조달에 대해서도 더 높은 비용을 내야 한다.
동시에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저금리로 인해 노출을 늘려 보유한 장기 채권은 금리 상승기에 가치가 추락해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위협할 수 있다.
중소한 지역은행들이 예금 요구압박으로 장기채권을 만기 도래 이전에 매각하면 장부에만 있던 손실이 실현돼 SVB와 같은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G제로미디어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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