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야 돈도 잘 버니까" '불면대국' 日기업들 꿀잠 재우기 대작전
- 23-02-20
수면 시간과 질 높을수록 이익률도 상승
"이상적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노동 환경 정비하는 것이 기업 책무"
연간 15조 엔(약 145조4190억 원). 미국 싱크탱크가 분석한 '불면'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손실 규모다. 잠까지 줄여 일하는 기업의 시대가 저물고 '꿀잠 자는 기업'이 호평받는 시대가 오고 있다.
지난 12일 일본 주간지 아에라(AERA)는 4년간 130개가 넘는 회사에 수면 개선 프로그램을 제공해온 '슬립 테크'(Sleep Technology) 기업 '뉴로스페이스'를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잘 자는 사회일수록 이익도 잘 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야마모토 이사무 게이오대학 교수가 2022년 5월, 700여 개 상장 기업을 조사한 결과, 수면 시간과 질을 확보한 기업일수록 이익률이 올라갔다.
오완 히데오 와세다대학 교수의 2021년 논문 역시 수면 개선이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연간 생산성을 800만 엔(약 7755만6800원)으로 가정한 제조업 종사자 약 200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수면 질 향상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직원 1명당 생산성 향상 효과는 연간 12만 엔(약 116만3352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주 동안 평균 6시간 수면한 사람의 인지 능력은 혈중 알코올농도가 0.1%인 주취자 수준으로 떨어졌다. 체중 60㎏인 사람이 위스키를 샷으로 4잔 마신 것과 같은 수준이다.
학술 결과뿐 아니라 직접 수면 개선 프로그램을 경험한 일선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프로그램에 전후 생산성을 대조한 조사에서는 △근무 중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업무를 정확하고 정성껏 수행할 수 있었다 △사소한 일에 짜증 내지 않고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등 항목이 큰 개선 효과를 보였다.
뉴로스페이스의 고바야시 다카노리(小林孝徳) 최고경영자(CEO)는 "생산성이 떨어진 상태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직원이) 이상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노동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기업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꿀잠과 숙면을 위한 제도 개선만큼이나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
고바야시 CEO는 "융통성 있는 제도 도입과 더불어 상사가 '자도 돼. 잘 자는 회사가 돈도 잘 버니까'라고 말하며 수면을 권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51분으로 파악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8시간22분보다 31분 부족한 최하위권이다. 같은 통계에서 미국인은 평균 8시간48분, 프랑스인은 8시간33분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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