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보다 싸진 전기차 속출…美서 부는 바람, 국내는 언제
- 23-02-14
배터리 가격하락·보조금 개편에 전기차 가격 내림세…美선 "연내 가격역전" 전망도
지난해말 국내 전기차 39만대…"국내 시장 가격인하 쉽지 않아" 신중론
올해 미국 내 전기자동차 가격이 휘발유차와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부품인 배터리 가격 인하가 원인이다. 지난해에만 누적 등록대수가 70% 가까이 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 국내 전기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최근 배터리 가격 인하와 가격 인하 경쟁으로 올해 안에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간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배터리 생산비용 절감은 전기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은 최고치보다 20% 하락했고 코발트는 지난해 5월 이후 절반 수준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영향을 미쳤다.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승용차(5만5000달러), SUV·밴·픽업트럭(8만달러) 상한 기준에 맞춰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이미 가격이 역전된 사례도 나왔다. GM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이쿼녹스 전기차 모델은 휘발유 모델(약 2만6600달러)보다 3400달러 비싼 약 3만달러부터 판매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가 적용되면 전기차 모델이 휘발유 차보다 저렴해진다.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을 주도한 테슬라 모델3의 세액공제 전 가격은 4만3500달러로, 동급으로 분류되는 BMW의 3시리즈보다 300달러 싸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은 조만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모두 38만9855대로 전년 대비 68.4%(16만4000대) 늘었다. 지난해 신규 등록한 전기 승용차만 12만3942대에 달한다.
정책 지원도 뒷받침한다. 최근 환경부는 요건을 충족하는 5700만원 이하의 전기차가 최대 680만원을 지원받도록 보조금 제도를 개편했다. 직영 정비센터 운영 등 제작사의 사후관리 역량과 전기차의 전기를 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이 항목에 포함돼 국내와 수입차 간 보조금 격차가 커질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업체는 주로 정비센터를 딜러사에 맡기고 V2L은 유일하게 현대기아차가 탑재한 시스템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당장 올해 안으로 내연기관 차량 가격이 전기차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휘발유 차는 전동화 모델이 아직 없는 대형 SUV 또는 경차 등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올라간 보조금 상한선에 맞춰 전기차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환경부는 55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보조금 지원 대상 가격을 높였다. 실제로 테슬라는 미국에서 차량 분류 기준 변화로 IRA의 세액공제 대상이 되자 상한선에 맞춰 전기차 가격을 최대 2.7%까지 인상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영업이익률이 25%인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20% 낮춘다고 해도 흑자가 나오는 것에 비해 일반적인 기업은 이익이 5% 선"이라며 "글로벌 기업은 내연기관 차를 판매해 적자를 메꿔야 하기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가격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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