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방순] 일면 큰스님을 추모하며(2)-서미사, 한인이민사의 이정표
- 23-01-23
윤방순 센트럴워싱턴대 정치학과 명예교수
서미사 한인이민사의 이정표
-일면 큰스님을 추모하며(2)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타코마 서미사 일면 큰 스님은 서북미지역 한류화 개척의 원조였으며 불교계의 큰 인물이었다. 불교 신자인 센트럴 워싱턴대 정치학과 윤방순 명예교수가 일면 큰 스님을 추모하는 글을 보내와 3차례로 나눠 싣는다. [편집자註]
타코마에 서미사가 창건됨으로써 가장 먼저 일차적 수혜를 받은 이는 이곳 거주 한국계 불교 신자들이다. 워싱턴주에 이민 온 한인 가족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배우고 불심을 키워 나갈 도량(절)이 없어 목말라 하고 있을 때 서미사가 창건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서미사를 통해 한국 불교와 문화가 소개된 것은 이곳 서북미 지역에 한국에 관한 새로운 이미지가 구축되는 획기적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에게 불교하면 티벳, 태국, 일본, 베트남이 우선 떠올랐을 때 정교하고 화려한 단청을 입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신기루’같은 서미사 대웅전을 소개했으니 한국에 관한 시각이 달라졌을 것이다. 모든 한국 이민자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뿌듯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다.
사실 30~40여년 전 미국인들에게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6ㆍ25전쟁, 주한 미군 주둔, 미국의 신흥 무역 파트너, 북한의 도발 위협에 처한 나라 등의 정도 였을 것이다. 일부 소수의 지식층은 한국이 개발 도상국중 엄청나게 빨리 산업화에 성공하고 있는 나라,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정착시킨 나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일면 큰 스님의 서미사 불사는 분명 워싱턴 주민을 비롯한 서북미 지역 주민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첫 대형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전통 불교사찰을 지어 한국 문화의 진수를 조금이나마 알리며 서미사는 분명 서북미 한인 이민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미관계에 있어 군사, 안보, 정치, 경제 분야 이외에 문화적 요소도 중대함을 알리는 새로운 장을 여는 물꼬를 틀었다 할 수 있다.
스님의 불교 한류활동은 워싱턴주에 그치지 않고 북쪽 캐나다에는 전통사찰 서광사 불사를 하시었고, 남쪽 오리건주에서는 서래사 불사에도 관여하시어 서부 북미주에 길게 뻗은 한국 불교 벨트를 만들어 한국불교 세계화의 지평을 넓히셨다.
즉 일면 큰 스님께서는 한국 전통사찰 불사를 하심으로 일시적 문화 공연을 통한 한국 알리기보다 더 한 차원 높은, 지속적으로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놓고 가신 것이다!
‘서미사’라는 이름은 ‘서북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이 되라’는 뜻으로 지어졌다. 일면 큰 스님의 각고의 노력으로 서미사 불사가 성공리에 완공됨으로써 아름다운 절이 되기 위한 출발은 힘찼고 놀이하는 무대는 세워졌다. 이 무대에서 우린 무슨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것인가?
필자는 우선 몇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 한국 불교의 성공적인 해외 포교 프로그램인 동시에 대중성을 갖춘 참선 프로그램을 서미사에서 다시 시작되길 바란다. 불교 신도 여부에 상관없이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탬플 스테이나 다른 참선 프로그램 혜택을 받고 마음의 펑화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둘째 서미사가 한국의 선사상을 전파하고 실천하는 도량으로, 또한 한국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연구하고, 불교미술(탱화와 단청 등)을 연구하는 장으로 활용되기 바란다. 워싱턴주만 해도 4년제 주립대학만 6개이고 명문 사립대학도 몇개가 된다. 이들 대학과 연계하여 한국 불교와 문화를 연구하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종교학, 아시아학, 역사학, 인류학, 미술학, 건축학, 여성학, 정치학, 사회학 등등 많은 분야의 학생이나 연구자들이 서미사를 학문적 연구와 현장 실습하는 곳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서미사에서 비교 종교학 국제 회의도 열릴 수 있다.
물론 저학년 학생들에게도 문호 개방이다. 서미사로 현장 실습 와서 기와집과 오색 찬란한 단청에 신기해하고, 직접 만든 종이 연등 하나 가져가며 좋아라하는 꼬마 학생들의 모습은 상상만해도 즐겁다.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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