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가장 앞서 있는 美, 왜 '백신여권' 도입 안할까?
- 21-04-11
WHO "백신, 전염 막는지 확실치 않아"
사생활 침해부터 형평성 논란까지 이어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이라면 여행을 해도 될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세계 유행병)을 선언한 지 1년 하고 한 달. 전 세계 각국이 그간 코로나19 유입·확산을 막기 위해 입국제한 조치 등을 시행해온 가운데 여행 재개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앞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백신 접종자에 한해 국내외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놓으면서 지난 주말 여행객이 급증했다.
하지만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 백악관 코로나19 고문은 "백신을 맞으면 바이러스로부터 엄청나게 보호가 되겠지만 100% 완벽한 것은 아니다"라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여전히 여행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백신 여권에 대한 논의도 마찬가지다. 백신 여권은 백신의 종류, 항체 형성 유무 등을 표시해 해외 출입국하거나 공공장소에 들어갈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증명서다. 백신 여권 자체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가졌다는 의미로 통용되게 된다.
다만 미국 정부는 또한 연방 정부 차원의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사생활 침해이자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최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으로선 백신이 전염을 막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여권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미 몇몇 해외 국가들은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백신 여권 도입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백신 여권에 대한 움직임은 가시화 됐다. 정부는 시스템 개발을 이미 완료했으며, 이달 안에 인증 애플리케이션(앱)을 공식 개통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속도는 여행업계가 고사직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관광업계 피해규모는 16.6조 원 규모로 2019년 대비 매출액은 약 62% 감소했다.
이에 따라 백신 여권이 도입될 경우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안전 여행)이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일각에선 흘러나온다. 이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인 14일 동안 해야 하던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데다 현재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부작용으로 접종 중단된 현 상황에서 백신 여권 논의가 섣부르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한 청원인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백신 여권은 국민을 계층화하고 △개인의 의료기록이 프라이버시인만큼 백신 여권이 사생활을 침해하며 △공중 보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백신 여권 도입을 철회해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렸다. 현재 5300여명이 동의를 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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