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 줄이자' 미국 기업들, 새 생산지로 멕시코 주목
- 23-01-03
중국 생산 의존도 낮추려 멕시코로 '니어쇼어링'
멕시코 항만시설 등 인프라 부족 등으로 경쟁력 다소 떨어져
미국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시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가까운 나라인 멕시코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른바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이전)으로 알려진 최근 트렌드는 기업들이 중요한 제품 생산을 위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중국에 의존하는 것에 위험성을 의식한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중국의 봉쇄 정책으로 태평양을 건너는 화물 운송 비용이 치솟았다. 화물을 가득 실은 컨테이너를 중국에서 미국으로 운송하는 데는 통상 한 달 정도가 소요되지만,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최악이었을 때 운송 기간은 2~3배로 길어졌다.
하지만 멕시코의 공장들은 2주 내로 미국 내 소매업체들에게 물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멕시코의 대미 수출액도 늘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 10월까지 미국에 3820억달러(약 485조원) 규모의 상품을 수출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9년과 비교해 봐도 미국의 멕시코산 상품 수입은 25% 이상 늘었다.
일례로 지난해 초 미국 거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100만달러(약 12억7000만원) 상당의 회사 직원 유니폼 5만벌 가량이 필요했다. 월마트는 이전까지 이용했던 중국 업체가 아니라 멕시코 의류 업체인 프레슬로에서 유니폼을 구매했다.
프레슬로의 아이작 프레스버거 영업이사는 월마트의 유니폼 주문이 멕시코의 경제적 역할이 발전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멕시코가 미국과 태평양의 같은 면을 공유한 인접한 국가라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미국 투자자들은 기업 인수와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을 위해 중국보다 멕시코에 더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하지만 멕시코는 광범위한 상품의 지배적인 공급자인 중국의 위치를 대체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NYT는 평가했다. 이 매체는 멕시코가 중국의 대안으로서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멕시코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프레슬로의 프레스버거 이사는 "기본 소재와 원료는 멕시코에 공급처가 없어서 아직 중국에서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우리가 쓰는 섬유는 멕시코에서는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NYT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항만 등 국가 인프라를 소홀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류업계 일각에서는 세계 공급망이 정상화되면 생산 기지로서 멕시코의 매력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대폭 완화했고, 선박 운송 비용도 지난 1년간 급격히 하락했다. 뉴욕의 공급 대행자인 버나도 샘퍼에 따르면 중국 의류 제조업체들은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하면서 미국 업체들에게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섰다.
프랑스 의류 제조장비 생산업체 렉트라의 멕시코 담당 임원인 카를로스 사르미엔토는 "이런 니어쇼어링을 주도하는 힘은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상황"이라면서 "중국이 미국 시장에서 사라질 것이란 얘기는 아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기보다는 멕시코와 중미를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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