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Tech]꿈의 기술 핵융합…역사적 이정표 세워지다
- 22-12-18
발전의 기본은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수력과 풍력처럼 물과 바람의 힘으로 터빈을 돌리기도 하지만, 인류 전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력과 원자력은 강력한 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린다.
문제는 화력 발전은 온실가스가 나오고 원자력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나온다는 것. 또 열을 내기위한 발전 원료가 한정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만약에 폐기물도 처리하기 쉽고,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고, 원료도 쉽게 구할 수 있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상당량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에너지 해방의 꿈의 후보 중 하나는 '핵융합'이다. 수십억년 지구에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있는 '태양'도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미국 에너지부의 제니퍼 그랜홈 장관은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양에서만 관찰되던 융합 에너지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국립 점화 시설(NIF) 연구진들은 레이저를 활용한 핵융합 점화 기술을 이용, 투입한 에너지 대비 150% 수준의 순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레이저를 통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가 생산된 것은 최초다. 그렇기에 과학계에서 '역사적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연구진들은 이달 5일 실시한 실험에서 레이저를 수소 입자에 쏘았는 데, 이 과정에서 2.1MJ(메가줄)이 투입됐고 3.15MJ이 방출됐다.
핵융합 발전의 에너지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 반응하는 과정에서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며 생산된다.
태양의 경우에는 강력한 중력으로 구성 입자들이 압축되어 약 1500만도에서도 핵융합이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지구에서 그와 같은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
지구에서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일정한 공간에 충분히 오래 고밀도로 가둬야 한다.
이를 위해 핵융합 발전 연구는 크게 '자기장 가둠'과 '관성 가둠'으로 나눠 연구되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관성 가둠'은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도 연구를 하고 있지만, 미국이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NIF는 세계 최대의 관성 핵융합 연구 시설로 꼽힌다.
자기장 가둠의 대표 모델인 '토카막'은 한국,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등이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가 되고 있다.
다만 이번 미국의 에너지 생산을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레이저의 에너지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순생산이지만, 고출력 레이저를 만들기 위한 전력은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생산된 에너지는 여기에 미치지 못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또 핵융합 반응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기 위한 설비도 연구되어야하고, 핵융합 시간도 늘려야 하는 등 난관이 산재해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킴 부딜 소장은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캡슐 1개를 점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상업적으로 핵융합 에너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점화가 이뤄져야 한다. 분당 수많은 핵융합 점화가 연쇄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며 "연쇄 점화를 가능하게 하는 데는 수십 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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