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난·핵위협 속 겨울 맞은 러-우크라, 종전은 '첩첩산중'
- 22-11-29
러-서방 에너지 공방·미-러, 핵 합의 무산 등 꺼지지 않는 전쟁 불씨
서방, 非나토국 끌어들여 우크라 전폭 지지…한치 물러섦도 없는 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전쟁이 세 계절을 보냈음에도 여전히 종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이 지속되면서 올겨울 최대 고비가 엄습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민간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추가 공습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사일을 보유하는 한 불행히도 그들은 이 같은 공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인을 상대로 추위를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에너지난에 핵 위협까지…꺼지지 않는 전쟁 위협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7개국(G7)이 제안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내달 5일 시행을 앞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난항을 겪고 있다.
EU는 이날 러시아산 원유 상한 가격 합의를 위해 회의를 소집했으나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 반발로 합의가 불발됐다. G7은 상한가는 배럴당 60~70달러를 제시했는데 폴란드는 이미 63.50달러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실질적 피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어서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이나 등은 30달러 상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 석유수출기구(OPEC·오펙) 플러스가 내달 4일 월례 회의를 앞두고 추가 감산 가능성 우려도 나온다. 앞서 오펙 플러스는 지난달 11월 일일 원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9일부터 이집트 카이로에서 예정된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START·뉴스타트) 이행을 위한 회의는 러시아 측 일방 통보로 돌연 취소됐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중단됐던 양국 간 추가 연장 협상의 불씨가 다시금 불발됐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 핵무기 실전배치 규모 제한을 위해 협정을 체결하고 양국 실전배치 핵탄두수를 1550기 이하로 제한했다. 협정 기한은 2011년 2월 발효 시점부터 10년이며 양국은 지난해 만료일(2월5일)을 앞두고 2026년까지 기한을 연장했다. 미 국무부는 가능한 빠른 시기에 일정을 재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vs 우크라, 주요 전선서 팽팽한 줄다리기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월 초 영토 수복을 위한 대규모 반격에 나서면서 마침내 이달 11일 남부 주요 전선 헤르손을 탈환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총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양측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헤르손에선 연일 러시아군 폭격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지난 11일 헤르손 지역 드니프로강 서쪽 강둑에서 병력을 완전 철수해 사정권 내인 강 동쪽(좌측)으로 병력을 이동해 재탈환을 노리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는 일주일간 헤르손 마을 3곳에 총 258발을 총격했다. 이날 영국 국방부는 "전날 하루 동안 헤르손에서 54건의 러시아군 포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주둔한 러시아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자포리자 원전은 여전히 러시아군 통제 속에 운영되고 있으며 "(러시아군 철수 관련) 그 어떤 조짐을 기대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 따르면 본격 겨울을 앞두고 향후 몇 주간 땅이 얼면서 각 전선의 공세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측은 지난여름 날씨와 기온 탓에 땅이 진흙탕으로 변함에 따라 전차 이동, 물자 운송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전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을 견디고 현재의 자기방어는 다음 세대를 위해 견디고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우크라 지원 전방위적 확대…러, 고립 이끌까
서방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향한 군사적·경제적 직접 지원을 넘어서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들의 협력을 도모해 유럽에서 러시아를 완전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십년간 중립국 상태를 유지해온 핀란드·스웨덴이 개전 이래 속전속결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절차를 진행한 이래 최종 승인까지 9부 능선을 넘겼다. 이어 나토는 29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조지아, 몰도바, 보스니아 등 비회원 3개국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 제재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날 핀란드에 전술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신뢰하는 파트너국 안보 지원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핀란드가 강하고 준비된 자기방어 능력을 유지하고 개발하는 것은 국익에 필수적"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정밀 유도형 브림스톤2 미사일을 지원하고 있다"며 영국 공군들이 미사일 수송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줬다.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국과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4개국 외교장관들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대러 제재 강화, 에너지 인프라 재건, 우크라이나 재정 지원 등을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리에서 국방 분야와 재건 사업에 대한 추가 협력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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