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펠로시 거취 주목…민주당 하원 지도부에 계속 남을까
- 22-11-16
중간선거 선전 공로vs민주당 '새 얼굴' 필요…당내서도 갈려
미국 11·8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승리까지 단 1석을 남겨둔 가운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의원이 차기 의회의 공화당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을 차지할 경우 지금까지 하원을 이끌었던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에게 의회에 남아 민주당 지도자 역할을 계속할 것을 요청했다고 이 문제에 정통한 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모든 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 없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지난 13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물러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고,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든 종류의 방법이 있다"며 의회에 남을 것을 시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당내 경선을 통해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이번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은퇴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외로 선전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의 중간선거 선전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공화당이 예상 밖 고전으로 비난의 화살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리는 것과는 반대로, 민주당 측에서는 공로를 인정받을 인물이 필요한 상황이다. 펠로시 의장이 당내에서 영향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하원의장 경선에 나설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도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의 패배로 비난을 받았던 2010년 중간선거와 달리 민주당은 '붉은 물결'이 오지 않은 데에 대해 공로를 인정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로 칸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펠로시 의장에 대한 호의와 존경은 사상 최고"라며 "선거기간 남편이 괴한으로부터 공격받기도 했지만, 그는 엄청난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NYT에 말했다.
그러나 82세의 고령이라는 점과 함께 20년 장기 집권이라는 점은 그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03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총 9년간 하원의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는 민주당원들도 있다.
민주당의 딘 필립스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은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가 부상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펠로시 의장이 물러날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이 차기 의회에서도 하원 원내대표를 맡더라도, 의회에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펠로시 의장 직전에 하원의장을 지낸 공화당의 데니스 해스터트는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잃자 하원의원직을 단 2년(한 임기) 유지했다. 펠로시 의장은 연사로서의 공로를 인정해 해스터트 전 의장에게 국회의사당 내 사무실을 제공했다.
이처럼 펠로시 의장이 전임자에게 예우를 갖춘 것과는 달리, 매카시 의원이 하원의장이 될 경우 펠로시 의장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둘은 서로 대화조차 나누지 않을 정도로 대립각을 세우는 사이로 알려졌다. NYT는 "명예롭고 화기애애하게 의사봉을 넘겨주던 하원의장 이·퇴임식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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