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14일 첫 대면회담…극한경쟁 속 충돌방지턱 세운다
- 22-11-11
갈등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경쟁 관리'에 방점
최소한의 대화 채널 복원하는 데 동의한 듯…북한·우크라 등 논의 예상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할 가드레일을 세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두 나라는 대만 문제와 기술 패권 등 여러 사안을 놓고 대치 중이다. 두 정상이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한다고 해서 갈등의 골이 극적으로 메워지길 기대하긴 어렵다. 고로 이번 회담은 양국 간 치열한 갈등이 예상 밖의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경쟁 관리'에 방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백악관도 이번 회담의 의의를 확실히 예고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 관리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build the floor) 충돌 예방을 위한 규칙(rules of the road)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주 앉는다고 다 해결 안돼"…레드라인 파악하고 충돌 막는게 목적
이번 대면 회담은 시 주석이 지난달 3연임을 확정하고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8일 중간선거에서 예상 외 선전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상황에서 성사됐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충돌하지 않고 북한과 기후 등의 분야에서 생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능적 관계'(functional relationship)의 기반을 마련하길 기대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화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마주 앉는다고 차이점이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상대방의 우선순위와 의도에 대해 더 나은 이해를 목표로 두 정상 간 깊고 실질적인 대화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 대통령 본인도 전날 백악관에서 미 국방부 지도자들과 만나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지만 그 형태가 충돌(conflict)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 과거 여러 차례 대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시 주석도 우리가 경쟁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발언했다.
그는 대중 관계에 대해 분쟁이 아닌 경쟁을 원한다면서 시 주석과 각자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양국간 국익이라고 믿는 것에 대해 이해하고 서로 충돌할지 여부를 판단하며, 그것이 충돌할 경우 해결책을 알아보고 싶다며 대화에 의욕을 드러냈다.
◇바이든 '상식의 가드레일' 세울 수 있을지 주목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그동안 전화 통화와 화상 회담 등을 통해 다섯 차례 직접 대화했다. 미중 정상이 대화에 나설 때마다 미 국무부는 대화의 핵심이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대만 인근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 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미국과의 대화 채널을 대거 단절했다. 군 당국 간의 대화와 마약·불법이민 등 형사 문제, 기후변화 등에 대한 협력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충돌 방지를 위한 당국 간의 최소한의 대화 채널 복원 필요성에 미·중 모두 동의해 대면 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간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 시 주석과의 열린 소통 라인 유지를 우선과제로 삼아 왔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정상간보다 더 중요한 채널은 없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 주석은 최근 당대회에서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만큼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힘에 의한 현상변경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과 중국의 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서로 근접해 작전하고 있기에 긴장 고조와 사고 등을 피하기 위해 군간 소통 채널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상식의 가드레일(commonsense guardrail)"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선 양국 관계와 경제 및 교역 문제는 물론 대만 문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 북한 문제, 기후변화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협력 문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도 미중관계의 3원칙으로 상호존중·평화공존·상생 협력을 제시하면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대응 등 공동 과제에 도전하기 위해 안정적인 미중 관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7일 미·중 관계 전국위원회에 보낸 축전에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노력해 상호 존중, 평화 공존, 협력 공영하고 새로운 시대 중·미 관계가 올바르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기를 바란다. 이는 양국에 이익이 될 뿐 아니라 세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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