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꿈꾸고 어렵게 간 한국이었는데'…日 사망자 눈물의 장례식
- 22-11-07
이태원 참사서 안타깝게 숨진 도미카와 메이 곧 영결식
부친 "메이 행복했을 것…마음 추스르면 한국 가보겠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인생살이인가. 그렇게 꿈꾸고 어렵게 간 한국이었는데…"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로 딸 메이(26)를 잃은 도미카와 아유무(60)는 지난 6일 딸의 영결식 전날 밤샘 행사(쓰야·通夜)에서 눈물을 흘리며 이같이 말했다.
아유무는 목멘 목소리로 "지난달 30일 아침 TV를 보니 엄청난 (사고) 현장 영상이 나왔다"며 "위험하다고 생각해 바로 아내를 깨우고, '한국에 큰일이 났다. 조심하라고 전화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딸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은 사람은 경찰관이었다. 일본어가 통하지는 않았지만 짧게 대화를 나눴고, 현장에 딸의 휴대폰이 떨어져 있다는 것까지 확인했다.
이후 아내와 대화를 나누며 "그냥 떨어뜨렸을 것이다" "병원으로 옮겨졌으면 좀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애써 희망을 품었다.
아유무는 아내와 함께 계속 기다렸지만 연락이 안 와서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사망자와 딸의 지문이 일치했다는 연락이 왔다.
아유무는 "꿈이었으면 좋겠다. 이런 게 인생살이구나. (딸이) 그렇게 꿈꾸고 어렵게 간 한국이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딸의 시신을 찾기 위해 갓 만든 여권으로 한국으로 날아왔다.
딸과 일행이었던 이들 중 현장에서 겨우 살아남은 4명은 아유무에게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딸의 친구들은 "메이는 가는 곳마다 모두에게 사랑받았다" "메이를 절대 잊지 않겠다"며 애도했다.
아유무는 "메이는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메이와 사이좋게 지내던 어린이집 친구부터 고등학교 친구까지, 함께 서울에서 유학했던 친구들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메이가 서울에서 다니던 학교 앞에는 헌화대까지 마련됐다.
아유무는 "많은 친구들이 눈물을 흘려주었다. 몇 번이나 만나러 와준 사람도 있었다. 언젠가 마음이 추슬러지면 메이를 좋아했던 한국에 천천히 가 보도록 하겠다"며 장례식에 찾아와 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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