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 누그러진 물가 공포…"인플레이션, 확실히 정점은 지났다"
- 22-11-07
7월 물가 고점 분석…"근원물가는 오히려 확대, 하락 속도 지연 가능성도"
고(高)물가 공포가 누그러질 조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7월 고점을 찍은 뒤 앞으로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부터 5~6%대의 고물가를 기록 중이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지난 5월 5.4%로 5% 선을 넘은 뒤, 6월 6.0%에 이어 7월 6.3%까지 올랐다. 이어 8월 5.7%, 9월 5.6%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10월에는 5.7%로 반등했다.
주목할 것은 향후 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다. 물가상승률이 지난 7월 6.3% 이후 결국 하향 안정화할지, 아니면 다시 바짝 고개를 쳐들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7월 물가정점론이 힘을 얻고 있다.
강민주 ING 연구원은 "10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오르긴 했으나 분명히 정점은 지났다고 본다"며 "김장철인 11월을 맞아 배추를 포함한 채소 수확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했고, 그간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던 휘발유 가격도 연말까지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둔화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현재의 예측이 맞다면 내년 2월에는 물가상승률이 약 4%에 이르고 내년 말까지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은 내년 1분기까지 물가상승률이 5%대를 기록한 뒤 점차 하향세에 접어든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 8월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하반기 5.9%에서 내년 상반기 4.6%로 낮아진 뒤, 하반기에는 2.9%로 하락세를 나타내는 경로를 예상했다.
다만 물가 정점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달러·원 환율과 국제유가가 예측하기 어려운 외부 여건에 의해 언제 또 불쑥 상승할지 모르는 만큼 정점 시기에 대한 외부 공표를 보류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지난 2일 물가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전망 경로상에는 국내외 경기 하방 압력 증대 등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고환율 지속, 주요 산유국의 감산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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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물가 기저에 자리 잡은 '근원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근원물가란 일시적인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에너지, 식품 등 품목을 제외한 물가상승률 지수다. 물가의 장기적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 사용된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 5월 4%대에 올라선 뒤 10월에는 4.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 5.2% 이후 1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표면적인 물가상승률이 당장은 상승세를 멈췄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추이가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에 지난달 12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근원물가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당시 한 위원은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 가중중위수 물가, 경직적 물가지수 등 다양한 근원물가 상승세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의 지속성도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다른 위원도 "물가 오름세가 개인서비스 품목으로 확산되면서 근원물가 등 기조적 물가의 오름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이러한 물가 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들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그 정도나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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