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정 로그인' 쓸 때는 편했는데 '먹통'되니…공공서비스까지 불똥
- 22-10-18
카카오 서비스 이용하던 기업들…오류에 발 '동동'
공공기관 서비스에서도 오류…"민간 의존도 낮춰야"
지난 15일 SK C&C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카카오T 등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가 '올스톱'됐다. 메시지를 보내거나 택시를 부르지 못했던 시민들이 가장 큰 불편함을 느꼈지만 인터넷 곳곳에서도 '카카오 올스톱'에 대한 불만은 나타났다.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시민들 외에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 주로 카카오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이용하는 업체들로, 작은 기업부터 큰 기업 가릴 것 없이 카카오가 다운되자 카카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용자들도 불편함을 겪었다.
API란 개발자가 서비스를 개발할 때 다른 개발자의 솔루션 등을 사용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로, 별도의 자체적인 회원가입 절차를 구축하지 않아도 '카카오 계정 로그인'을 통해 회원가입을 하도록 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카카오 API를 사용한 웹사이트들은 카카오의 간편 로그인, 지도 등의 솔루션을 자사의 서비스에 구축했으나 카카오가 마비되면서 덩달아 서비스가 멈추고 말았다. 결국 카카오 API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간편 로그인 불가', '도로명 주소 기재 불가' 등을 공지하며 이용자들에게 우회로를 안내해야 했다.
주말 내내 웹사이트 및 서비스 운영에 불편을 겪었던 개발자들은 "카카오맵 API를 사용할 수 없다", "회사 서비스에 주소 검색 서비스가 적용이 안 된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개발자 및 이용자들의 불편 속에 카카오 서비스는 30시간 만인 16일 오후 10시쯤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그중에서도 간편 로그인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커졌다.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을 지원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복구 완료 시까지 일부 이용자들이 거래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포츠 중계 서비스 '스포티비' 이용자들 역시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없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API가 모두 중단된 것은 아니었다"며 "대표적으로 로그인 API와 카카오맵 API에서 장애를 일으켰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으로 모은 이용자…불편함은 배가 됐다
카카오 계열 서비스에서도 문제는 커졌다.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구축된 만큼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으로 카카오 생태계에 발을 담근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더욱 커진 것.
현장에서 카카오페이 결제가 불가능하고 택시를 부르기도 어려워지자 이용자들의 불만은 배가 됐다. 이들은 SNS나 커뮤니티를 통해 분통을 터뜨리며 카카오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카카오에 대한 의존도를 체감했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카카오페이 오류에 대해 "카카오 공동체 시스템과의 연결성과 이로 인한 영향도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사용자분들에게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카카오 계정으로 게임 접속이 불가능해지자 공지사항을 통해 복구 상황을 알리고 보상 방안을 밝혔다. 이 외에도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멜론 등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들에서도 보상 방안을 속속 발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복구에 최우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복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번 장애 서비스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 계획 또한 신속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에도 파고든 카카오…"민간 비중 줄여야"
카카오 서비스 먹통은 공공의 영역에도 영향을 끼쳤다. 카카오 서비스를 사용하는 공공기관에서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 정상화를 기다려야 했던 것.
이용자 편의성과 비용 효율화 측면에서 기업들이 외부 기업의 API를 활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이번 화재 사건처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 및 공공기관은 카카오와 같은 민간 기업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시의 교통정보 상황을 보여주는 'TOPIS'는 카카오맵 API를 활용한 지도 서비스를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 15일 카카오 서비스 중단과 함께 지도 서비스의 제공이 멈췄다.
17일 오전 일부 공공기관에서는 복구되지 못한 '다음·카카오 메일'에 접속하지 못해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일들이 생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기관들의 민간 서비스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소재 대학교의 한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개인과 기업들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민간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에서 나서서 민간 기업에 투자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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