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트기 전 깊은 어둠?'…백신 더딘 접종 속 각국 확진·사망 급증
- 21-04-01
"일부 국가는 국민 절반까지 백신 맞췄지만 맨 뒷줄에 선 국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병인 '팬데믹'으로 번진 지 1년이 넘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시작된 백신 접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연일 확진·사망 집계 최고치를 기록하거나 봉쇄 완화와 재개를 반복하는 등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세계 하루 사망자 4명 중 1명' 브라질, 해결 기미 안 보여: 31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브라질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신규 확진자 수가 3869명으로, 자체 최다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하루 사망자 4명 중 1명이 자국민일 만큼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부탄탄 생물의학연구소는 상파울루 주에서 남아프리카발 변이와 유사한 새로운 변이 발견 사실을 발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은 가뜩이나 기존 변이(P1, P2)로 몸살을 앓던 터다.
설상가상으로 이 같은 보건위기가 정치적 위기로 번져 병상 부족 등 위기 대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이러스 못지않게 실업도 심각하다. 국민들이 집에 머문다고 능사가 아니라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각 주 정부에 코로나19 관련 제재 조치 해제를 요청했다.
◇중동·동유럽, 자체 최다 사망 또는 확진 기록에 '비상': 그간 인구가 많은 미국이나 러시아, 인구 대비 확진자가 많고 변이가 유행하던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선진국에 가려졌던 중동과 동유럽 국가들의 확산 상황도 심각하다. 연일 자체 최다 사망 또는 확진 수를 기록하는 가운데, 병상과 의료 자재 부족으로 비상이 걸렸다.
요르단은 31일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111명으로 집계되면서 자체 최다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도 6570명으로, 1020여만 인구 중 누적 확진자가 61만1577명, 누적 사망자는 6858명에 달한다. 영국발 변이 확산으로 2월 초부터 확진자가 급증, 요르단 정부는 휴교령과 야간 통행 및 집회 금지, 마스크 미착용과 거리두기 미준수 시 벌금 부과 등 강력한 방역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이날 407명의 코로나19 관련 자체 최다 사망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보건 당국은 앞으로 1~2주간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하루 확진자가 지난주부터 1만 명대에 달하면서 수도 키예프의 병상 점유율도 80%에 달하고 있다. 인구 4300여만 규모 우크라이나의 누적 확진자 수는 167만4168명, 누적 사망자 수는 3만2825명이다.
헝가리도 이날 자체 최다 사망(302명)을 기록, 일일 확진 자 수도 6700명으로 인구 960여 명 중 누적 확진자 65만2433명, 누적 사망자 2만737명을 집계하고 있다. 폴란드도 하루 사망자가 65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일 확진자도 3만2874명 나오면서 3800만 인구 중 누적 확진자 232만1717명, 누적 사망자 5만3045명의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터키는 하루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치인 3만7303명으로 집계돼 이동·집회 금지 등 봉쇄조치를 해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규제 강화에 들어가기로 했다. 특히 터키 감염 중 변이의 비중은 약 75%로, 지역별 감이 비중이 최대 95%에 달하는 곳도 있다. 주로 영국발 변이가 유행하고 있다.
◇각국 'n차 유행' 봉쇄 강화 속 백신 배포 속도 '관건': 먼저 진통을 치르고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했다 완화한 국가들도 'n차 유행'의 기로에 직면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러시아가 여름 말미면 집단 면역을 달성해 코로나19 관련 규제 조치가 전부 해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지만, 러시아 보건 당국은 이날 3차 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도 지난주 코로나19 환자가 43만1000명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9% 증가, 올해 처음으로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3월 마지막 주 신규 확진자 수는 미국 전역 50개 주(州) 가운데 33개 주에서 전주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미 보건당국은 일부 지방정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방역 규제를 섣불리 완화한 데다, 변이 확산이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서 파멸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너무 두렵다. 모두 경각심을 갖길 바란다"면서 "4차 유행을 막기 위해 모두가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나라들은 저마다 속도는 다르지만 모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만 다른 나라 대비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인 이스라엘과 칠레의 재유행 사례에서 '백신 접종이 결코 예방조치를 대체할 수 없다(마리아 반 케르코브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기술팀장, 3월 27일 기자회견)'는 점이 입증된 만큼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는 각국에서 유지 또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모든 나라에서 백신 배포와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도 위기 극복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라파엘 베이흐트 예멘 주재 국경없는 의사회(MSF) 대표는 "일부 국가가 인구 절반에 백신을 접종하는 데 성공했지만 예멘은 맨 뒷줄에 있다. 중증 코로나 환자가 극적으로 늘고 있는데 대응 자원이 모든 측면에서 부족하다"면서 균등하고 빠른 백신 공급 및 의료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한국 시간 1일 오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억2946만1409명, 누적 사망자 수는 282만8021명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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