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왜 극우 점차 득세하기 시작하나…"퍼펙트 스톰 조성됐다"
- 22-09-27
인플레·우크라戰·긴축 정책·그린딜까지…유럽 잇따른 위기에 '극우 돌풍'
스웨덴·독일·프랑스·이탈리아에 극우 정당들 인기몰이
"유럽의 그린딜(기후 정책)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통화정책,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위기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몇 년 뒤 유럽에서는 극단적 포퓰리즘이 즐비하는 신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CNN은 26일(현지시간) "몇 년간 잠잠했던 유럽의 보수 우파들이 부활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유럽에 위기가 계속 몰아치면 시민들의 두려움을 활용하는 극단적인 포퓰리즘이 부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을 창시한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에 처음으로 극우 지도자가 등장할 예정이다. 앞서 이탈리아에서는 지난 25일 총선이 실시됐는데, 10대 때부터 '포스트 파시스트 운동'으로 정계에 뛰어든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의 총리 취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유럽·국제학 강사 마리안나 그리피니는 "이탈리아는 최근 사회경제 상황으로 반체제 사상에 취약해졌다. 우리는 팬데믹 초기에 특히나 고통을 받았다"며 "당시 많은 사람들이 숨지고 사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그리피니는 "그럼에도 우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고 이후 사람들은 주세페 콘테 전 총리(2018~2021 집권)와 마리오 드라기(2021~)를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극우의 인기몰이는 이탈리아만의 현상이 아니다.
지난 4월 프랑스에서는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이 대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낙선했지만, 이어지는 6월 총선에서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은 교섭단체 구성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밖에도 올 초 스웨덴에서는 총선에서 반(反)이민 네오 나치 성향의 스웨덴 민주당이 원내 제2당에 올랐고, 독일에서 2013년 창설된 극우 성향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017년 원내 제3당을 꿰찬데 이어 지난 2021년 총선에서도 10.3%의 득표율로 인기를 유지했다.
경제 사회적 위기는 일부에게 때로는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의 유럽의회 의원인 군나르 벡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그린딜과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의 긴축 통화 정책 등으로 생활 형편이 하락하는 일반 시민들은 자연스레 기득권에 불만을 가지게되며, 이는 극우의 인기몰이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가 왜 우익 포퓰리스트들에게 독특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가'라는 질문에 비정부단체인 디펜드 데모크라시의 앨리스 스톨메이어는 "대부분의 연구를 보면 보수 유권자들은 확실성과 안정성에 대한 더 큰 요구를 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변하면, 보수는 이를 위협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인에게는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 식량 부족 또는 이민자와 같은 실제적 변화를 시민들에게 위협으로 인식시키고 통합시키는 것이 수월하다"고 말했다.
영국 버밍엄대에서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닉 치즈먼 교수도 "식량과 연료 가격 상승,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 하락, 불평등 증가, 계층 이동성 감소, 이민에 대한 우려는 지도자들을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위기로 인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퍼펙트 스톰(완벽한 폭풍)' 조건이 형성됐다"면서 "우경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포용 있는 정부, 인권을 수호하는 지도자의 훨씬 더 큰 노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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