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황순이] 가는 세월
- 22-09-05
황순이(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가는 세월
기다리는 마음
스며드는 사랑의 눈동자
눈 감으면 보고픈 얼굴
앞을 보고 가는 길
계절이 오면 만물이 살아나고
향기로운 꽃은 피고 지고 다시 피는데
인간의 계절은 늙어만 가고
가도 가도 끝없는 고행의 길
되돌아보니
걸어온 길이 안개 속에 사라지고
마지막 고개 향하여 가고 있구나
힘들고 힘든 길 가다가 넘어질까 두렵구나
두 손 놓고 바로 서서 걸어갈 때까지
마지막 고갯길 너의 손 놓고
나 혼자 고개 넘을 때까지
같이 가자 세월아
재촉하지 말고 천천히 천천히 가자.
<해설>
시간은 흘러 세월이 되고 사람은 그 세월따라 늙어간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세월의 흐름과 인간의 여정을 동일시 하며 지난 날을 회상하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시인은 노년의 길목에서 사랑의 정신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자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보고픈 얼굴의 존재에 대한 강렬한 사랑의 정신과 홀로 마지막 고개를 넘으리라는 강한 생명력으로 세월을 극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사랑의 정신과 견고한 생명력은 세월과 병행하는 노화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시적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고한 문학정신을 발현하고 있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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