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감축법' 통과에…中 "美, 한국 등에 칼 꽂았다"
- 22-09-04
中 "한국, 미국에 배신감 느껴…美 환상 산산조각 났다"
정부 대표단, 美에 우려 전달…보완책 마련 요구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을 통과시켜 한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
3일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미국은 IRA를 통과시켜 한국의 등에 칼을 꽂았다"면서 "이 법안은 한국 기업들을 극도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미 민주당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정책 과제를 담은 IRA를 제정·시행하면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을 미국산 등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만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이로 인해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수출·판매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돼 차별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타임스는 "동맹국들의 강력한 우려에도 미국은 IRA 법안을 통과시켰고, 한국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대한 실망과 분노에 휩싸였다"면서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뒷받침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이란 환상이 산산조각 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측과 거듭된 협상 끝에 미국 측은 '다시 논의하자'는 등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오만과 무관심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한국에 모욕"이라고 했다.
한국이 미국에 뒤통수를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글로벌타임스는 꼬집었다.
예컨대 2018년 한미 FTA 개정 당시 미국은 자동차 시장을 더욱 개방하기로 약속했으나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 시기를 2021년에서 2041년으로 20년 연장했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당시 '모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이후 미국과의 외교 교류를 적극 추진해 왔으나 이는 오히려 큰 함정이 됐다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국가를 '총알받이(cannon fodder)'로 삼고 싶어 하지만, 이 야망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안성일 산업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비롯해 손웅기 기획재정부 통상현안대책반장, 이미연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대표단은 지난 29일부터 2박3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31일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부 대표단은 방미 기간 미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재무부와 국무부 등에 있는 카운터파트들과 만난 것은 물론 미 상원 수석전문위원, 백악관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논의했다. 대표단은 미측에 한국 기업 및 정부의 우려를 전달하고, 보완책 마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은 특히 현대차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는 2025년까지 전기차 보조금 조치 시행을 유예하거나,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를 미국 등 '북미산'에 더해 한국 등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로 확대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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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전기차 지원 제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한국 정부대표단의 안성일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31일(현지시간) 귀국하는 길에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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