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가진단키트 가정 무료 배포 이번주 중단…"예산 부족"
- 22-08-30
지난 1월부터 전 가정에 배포 시작…의회의 예산 미승인으로 반년만에 종료
가을 재유행 대비해 일부 재고는 보관…학교·보건소·요양시설 등엔 배포 유지
미국 정부가 오는 9월 2일부터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가정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공급을 중단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의회가 자금 부족을 이유로 예산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연방정부가 이번 주 중 무료 가정 코로나19 검사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의회에 약 22억5000만달러(약 3조312억원) 규모 예산을 추가로 신청했다. 하지만 의회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자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번 무료 배포를 중단한 것이다.
아직 남은 재고는 가을 이후 예상되는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남겨 놓을 계획이다.
한 백악관 고위 관리는 미국 NBC에 "올가을 새로운 코로나19 급증에 대비해 남은 검사키트 재고를 사용할 예정이다. 의회의 깜작 지원이 없는 한 무료 코로나19 검사키트 배포는 이번 금요일(9월 2일) 종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1월부터 각 가정에 코로나19 검사키트를 무료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우편으로 배송해 주는 방식이다. 바이러스 확산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검사 횟수를 최대한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다.
진단검사키트는 한 가정당 최대 3번씩 모두 16개를 지원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총 10억개 분량의 진단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날 장-피에르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현재까지 모두 6억개가 넘는 진단키트를 배포했다. 다만 현재 미국 정부가 보유한 정확한 재고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가정에 지원하는 자가검사키트 공급이 중단돼도 장기요양시설, 학교, 보육원, 유아교육원, 보건소, 푸드뱅크 등에는 무료 배포를 지속할 예정이다. 약국과 도서관 등 약 1만5000개의 무료 검사소에 대한 지원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가정에서 손쉽게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해지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람들이 집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산하 생명과학 기업 베릴리가 함께 하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내 일부 지역에서는 유행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해 초 오미크론 유행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백악관 관계자는 "정부는 긴급한 코로나19 대응 자금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분명히 해왔다. 의회의 무대응으로 전반적인 코로나19 대응에 해를 끼칠 것이며 그 결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의회에서 추가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자가검사키트 무료 배포를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춘은 "무료 가정 코로나19 검사키트 배포가 일시 중단되는 동안 대부분 미국인은 여전히 의료 시설에서 민간보험이나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 또는 메디케이드를 통해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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