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DC 국장, 코로나 대응 '실수' 인정…쇄신안 발표
- 22-08-18
전문가 "정치에서 독립해 본연 기능 되찾아야"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한 축을 담당해온 로셸 월렌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17일(현지시간) 팬대믹 기간 대처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비상사태 대응 개선을 위한 인사·정책 차원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CDC는 팬데믹 기간 질병 확산을 늦추기 위해 필요한 중요 정보 수집이나 신속한 검진 촉진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 일각에선 CDC가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미 전역에 원숭이두창 공중보건비상사태가 선포되는 과정에서도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렌스키 국장은 성명을 내고 "75년간 CDC와 공중보건은 코로나19에 대비해왔지만, 중요한 순간 우리의 성과는 안정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내부와 전국에 취약한 공중보건 인프라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가 더 잘해야 하고 CDC가 솔선수범하길 바란다"며 "책임감, 협업, 커뮤니케이션, 적시성을 강조하는 새롭고 행동 지향적인 문화를 CDC에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날 오전 직원들에게 보낸 비디오를 통해서도 "CDC는 상당히 극적이고 공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하며 이번 쇄신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번 쇄신안은 월렌스키 국장이 올해 4월 CDC 운영 관련 검토를 지시한 데 따라 준비됐으며, CDC의 전통적인 과학·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가 코로나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적절치 않다는 데 착안한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쇄신안에 따른 전반적인 개편을 이끌 인사로는 오바마 행정부 보건인적자원부 부차관 대행 출신인 메리 웨이크필드가 낙점됐다.
공중보건 영향에 초점을 두고 우선순위 결정, 진행 상황 추적, 예산 결정 등을 담당할 새 행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외부 파트너들이 CDC와 교류할 새 원스톱 샵도 만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CDC의 그간 미흡한 대응을 질타하고, 쇄신 의지를 긍정 평가했다.
심장학 전문의 겸 스크립스 심장이식연구소장 에릭 토폴은 "CDC는 (팬데믹 기간) 과학과 증거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개혁이 절실했다"고 지탄했다.
토폴 소장은 CDC가 확진자 격리 기간을 5일로 정하고 백신도 2번만 맞으면 완전 접종으로 정의한 점을 지적했다.
백신 접종 1년이 더 지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를 무시해 부스터샷 접종률을 떨어뜨린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 보건센터 전염병 전문의 아메시 아달자는 "이번 개편은 CDC가 가장 필요할 때 흔들렸다는 것을 의미심장하게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CDC를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관리하는 것을 보면 역겹다"며 "정치에서 더 독립적이 돼야 하고, 전염성 질병을 능숙하게 관리하는 본연의 기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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