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사용된 러시아 무기서 美 반도체칩 대거 발견"
- 22-08-09
"러시아, 우크라 침공 몇 년 전부터 미국·유럽·아시아로부터 기술 획득"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러시아 무기에서 서방 국가의 부품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러시아가 침공 이전 몇 년 동안 미국, 유럽 및 아시아의 회사로부터 중요한 기술을 획득했다는 증거라고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회수된 러시아 무기에서 450개 이상의 외국산 부품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5개월여간 전장에서 러시아 무기를 회수해왔다. 이 무기들을 분해한 결과 순항 미사일에서 대공 방어 시스템에 이르는 무기 및 군사 시스템 중 27개는 주로 서방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미국에 기반을 둔 아날로그 디바이스(Analog Devices)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에서 제조한 제품은 러시아 무기에 사용된 서방 부품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이 외에는 일본, 한국, 영국,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등 회사의 부품인 것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데 사용된 러시아 Kh-101 순항 미사일에는 미국의 인텔과 자일링스(Xilinx) 등 31개 외국 부품이 사용됐다.
이들 회사는 무역 제재를 준수하고 러시아에 부품 판매를 중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회사가 러시아에서 사업을 폐쇄하고 유통업체에 러시아로의 배송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우리는 각국의 모든 법률을 준수하고, 러시아 무기에서 발견된 부품은 애초 상업용 제품을 위해 설계됐다"고 해명했다. 인텔 역시 "우리 제품이 인권을 침해하는 데 사용되는 것을 지지하거나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술 라디오부터 드론, 정밀 장거리 탄약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외국 마이크로칩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경제와 군사력을 약화하기 위해 전면적인 대(對)러 제재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칩이 러시아에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요 칩 제조 국가인 일본, 대만,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유사한 제한을 발표했다.
그러나 RUSI는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현재 서방 국가의 마이크로칩에 대한 접근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경로를 찾고 있다"며 "많은 부품이 홍콩과 같이 아시아에서 운영되는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홍콩은 러시아 군대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방 정부가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러시아의 은밀한 조달 네트워크를 폐쇄해 러시아를 지원하는 국가에서 부품이 제조되는 것을 막는다면 러시아의 군사력이 영구적으로 약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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