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순방' 펠로시, 대만 방문 여부 또 함구…트럼프 "상황만 악화" 비판
- 22-07-30
펠로시 오늘 아시아 순방 출국 예정…한국·일본·말레이·싱가포르 포함
펠로시 '보안 문제' 강조하며 대만 방문 확인 안해…트럼프는 비난
대만 방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29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워싱턴DC 미 의회에서 가진 정례기자회견에서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한 질문에 "저는 제 여행에 대해 언제나 말하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보안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그것은 특히 해외를 여행하는 의원들에 대한 보안 문제이지만, 저는 하원의장이고 저와 함께 하는 의원들 뿐만 아니라 보좌진 등에게도 추가적인 보안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해 강력히 강조했고, 부통령과 상무장관 등 다른 각료들이 이 지역을 방문했던 것처럼 대통령도 거기에 방문했다"면서 "저는 미국 의회도 그러한 아시아·태평양 이니셔티브의 일부분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역내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선 '보안'을 이유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만약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1997년 이후 대만을 찾는 가장 고위급 인사가 된다. 당시 공화당 소속이던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던 1997년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이 함구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 자신의 대만 방문 가능성에 강력 반발하면서 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이 중국의 실익에 도전한다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며, 그에 따른 모든 결과는 미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전날(28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중국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펠로시 의장 항공기의 대만 착륙을 저지하거나 비행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실제 방문할 경우 미·중 관계가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군에선 지금 당장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지만, 이후 백악관은 입법부의 수장인 펠로시 의장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을 전제로 중국이 전투기를 동원해 방해할 경우 항공모함 기동 등 보호 조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과 관련, 중국이 대만과 관련한 군사적 활동을 늘린다는 물리적, 가시적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의회 내에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초당적으로 찬성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다린 라후드 공화당 하원의원(일로노이주)은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닌 대만을 여행할 것인지 여부는 펠로시 의장만의 결정"이라며 "중국 정부를 포함해 외국의 정부가 하원의장이나 의원들, 다른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대만이나 세계 어느 곳으로든 여행할 수 있는 능력이나 권리에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에 대해 "중국(에 대한) 혼란은 그녀(펠로시)가 관여하는 마지막 일"이라며 "그녀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가 손대는 모든 것은 혼돈과 분열, 쓰레기 같은 것(Crap)으로 변한다"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과 재임 기간 내내 충돌을 빚어 왔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2019년 하반기 하원 민주당이 추진한 첫 번째 탄핵소추 발의를 이끌었고, 2020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당시 연설문을 찢어버리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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