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 사망 한인 여성 아들 후원금 하루만에 256만달러 돌파
- 21-03-21
"강하게 버텨내렴"…애틀랜타 추모 물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인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피해자의 아들이 도와달라며 기부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개설한 페이지 모금액이 21일 오전 기준 256만2240달러(약 28억9533만 원)를 달성했다.
페이지에는 10~20달러 기부와 함께 "너와 가족의 슬픔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강하게 버텨내렴.", "동생과 함께 엄마를 자랑스럽게 해줄 삶을 살길 바란다. 어머니의 불빛은 늘 너희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거야" 등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가 한국 시간으로 이날 기준 5357건이 올라와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페이지를 개설해 글을 올린 랜디 박(23)은 이번 사건의 한국인 사망자 중 한 명인 박현정(미국 이름 현정 그랜트, 51)씨의 아들이다. 박씨는 피드몬트 로드에 위치한 '골드 마사지 스파'에서 근무하다 총격을 당했다.
박 군은 온라인 매체 '데일리 비스트(theDailyBeast)'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이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미국으로 이민을 왔으며, 어머니가 스파 업소에서 일한 사실을 오랜 기간 알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또 어머니는 미혼모로 두 아들을 키웠으며, 어머니가 사용하는 그랜트(Grant)는 남편의 성이지만 자신은 아버지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 군은 고펀드미 페이지에 "어머니는 내 동생과 나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며 "어머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형제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또 "어머니를 잃으면서 우리 세계에 존재하는 증오를 다시 보게 됐다"며 "어머니가 떠나간 현실을 슬프하고 수습해야 하지만 돌봐야 할 동생과 해결할 문제들이 많아 오랫동안 슬퍼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이사를 해야 하고 당장은 어머니 장례식 계획이 급선무지만 법적인 문제로 시신을 수습할 수 없다"며 "기부금은 식비, 청구서, 기타 경비 등 우리 형제의 기본 생활비로 사용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정리하기 위해 적어도 한 달 이상은 지금 집에 머물고 싶다. 어떤 금액이든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박 군이 모금 페이지를 개설하면서 당초 목표한 기부액은 2만 달러였다. 그러나 전국적인 애도와 추모 물결 속 페이지 개설 하루 만에 목표치의 100배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이에 박 군은 기부자들에 대한 감사 메시지도 적었다.
박 군은 "어떤 말로 이렇게 많은 지원을 받은 데 대한 축복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지 모르겠다"며 "함께 나누고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다"고 적었다. 그는 "얼마인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지만 모든 돈은 꼭 필요한 데에만 사용될 것"이라며 "저와 가족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며 남은 날들을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이 여기서 보여주신 관심과 친절을 세상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나눠달라"면서 "어머니도 내가 세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놓이실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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