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살펴보니…증상·기간 천차만별, 델타·오미크론 차이도
- 22-06-15
델타 변이, 오미크론보다 후유증 발생 50%↑
정부, 대규모 조사 예정…'치료 가이드' 만든다
정부가 국내 의료기관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인 '롱코비드(Long Covid)' 환자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조사 대상에 따라 증상과 지속 기간이 다양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많은 롱코비드 환자들이 피로감, 집중력 저하, 불안 등의 증상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조사 대상을 다양화하고 대규모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정부도 최근 곧 전국단위 대규모 조사를 진행해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후유증 치료를 위한 지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롱코비드, 환자군에 따라 80% 이상…피로감·집중력 저하 등 호소
15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0부터 2022년말까지 코로나19 후유증 관련 총 15억7000만원 규모 연구과제 7건을 발주해 진행 중이다.
롱코비드 환자가 겪는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감, 집중력 저하, 불안 등이 있었다. 또 조사 대상군에 따라 증상과 지속 기간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참여 인원이 적어 단정은 이르지만 연구에 따라선 통상 롱코비드를 겪는 것으로 알려진 30~40% 비율을 크게 넘어섰다.
김신우 경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2020년 10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후유증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팀이 내원환자 1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9명(75.9%)이 코로나19 확진 후 12개월까지 1개 이상의 후유증 증상이 관찰됐다.
김연재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성인 코로나19 입원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입원 환자는 확진 후 19개월까지 피로, 운동 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관찰됐다.
정진원 중앙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완치자 130명을 대상으로 후유증과 폐기능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환자 중 80%가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폐렴 증상을 보였다. 다만 환자 대부분은 4~6개월 뒤 증상이 호전됐다. 특히 60대 이상 환자 중 30%가 호흡곤란을 경험했다. 후각·미각 이상이나 기억감퇴, 우울 등 정신적인 피해를 호소한 환자도 있었다.
송진우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2021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기계호흡이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 50~1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환자 중 64.5%가 합병증을 경험했다.
◇델타와 오미크론 감염 후 후유증도 차이 커
2021년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던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코로나19 환자들은 이전에 유행한 델타 변이에 비해 롱코비드를 겪을 위험이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5월 영국 통계청이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기본 접종을 완료한 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성인 환자가 감염 4~8주 이후 롱코비드를 앓을 확률은 델타 변이에 감염된 성인 환자에 비해 49.7% 더 낮았다.
3차 백신 접종까지 마친 뒤 감염된 환자에선 오미크론과 델타 변이 감염 후 후유증을 겪을 확률은 각 8%와 8.5%로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3차 접종을 받은 뒤 감염된 코로나19 환자 중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환자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BA.2)에 감염된 환자에 비해 후유증이 발생할 확률이 21.8% 낮았다. 이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백신 보호 효과를 회피하는 능력이 더 향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롱코비드 치료 가이드라인 만들것"…전문가 "대규모 조사 필요"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대규모 조사를 통해 코로나19 후유증의 원인과 증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코로나19 후유증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며 '코로나19 의료대응 체계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전문가들 또한 코로나 후유증 환자에 대한 대규모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많은 연구와 자료가 필요한 시점이며, 장기적으로 어떤 후유증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며 "해외 연구는 1000명, 1만명 단위가 아니라 수백만명 규모로 진행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훨씬 확진자가 많기 때문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율을 다르게 하고, 조사 참여자 건강 상태 변화를 알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 급성과 아급성, 만성 등 후유증 발생 주기 또한 분류해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증상은 다양하고 비특이적이며, 새로운 증상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며 "건강 상태를 표현하기 어려운 확진자를 단순히 꾀병이라고 치부하는 대신 증상에 따라 정확히 진단받아야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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