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리조나서 올해만 두번째 사형 집행…40년 전 8세 살해 혐의
- 22-06-09
피해자 母 "이날이 오기까지 37년 기다렸다…딸 자유롭길 바라"
사형 반대론자들 "앞으로 사형 집행 이어질 것" 우려 목소리
약 40년 전 8세 소녀를 납치 및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60대 남성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8년 만에 사형을 재집행하기 시작한 미국 애리조나주(州)에서는 올해에만 두 번의 사형이 이뤄졌다.
8일(현지시간) CBS뉴스와 애리조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크 브르노비치 애리조나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1984년비키 린 호스킨슨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프랭크 앳우드(66)가 플로렌스 주립 교도소에서 독극물 정맥주사 방식으로 사형됐다고 밝혔다.
비키는 1984년 9월 생일 카드를 근처 우체통에 넣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그의 시신은 반년 넘는 시간이 흐른 1985년 4월 투손의 북서쪽에 있는 외딴 사막에서 발견됐다.
앳우드는 비키가 사라진 지 3일 만에 체포됐으며, 비키의 시신이 발견되고 한 달 뒤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앳우드는 이전에도 7세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캘리포니아주에 징역 5년을 선고받고, 3년을 복역한 뒤 풀려난 바 있다.
재판에서 앳우드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1987년 법원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애리조나주 교정국에 따르면 사형집행팀은 이날 오전 9시40분부터 사형 집행을 준비했다. 앳우드는 오전 10시10분 진정제를 투여받았고, 6분 뒤 사망을 선고받았다.
앳우드는 독가스와 독극물 주입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앳우드의 변호사 측에서는 사형 집행 방법으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사형 집행유예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고, 앳우드는 애리조나주의 가장 기본적인 사형 방식인 독극물 주입으로 숨졌다.
앳우드는 숨지기 전 "사랑하는 아버지, 나를 신앙으로 인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가진 모든 것을 다해 나를 사랑해준 아름다운 아내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키의 어머니인 데비 칼슨은 사형 집행 후 "오늘은 딸 비키에 대한 최후의 정의의 날"이라며 "우리 가족은 이날이 오기까지 37년 8개월 22일을 기다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키는 당신의 마음을 녹일 미소를 가진 활기찬 어린 소녀였다"며 "이제 비키가 자유롭기를 바란다"고 울먹였다.
한편 앳우드는 애리조나주에서 39번째로 사형이 집행된 사람이자 올해 두 번째 사형이 집행된 사람이기도 하다. 애리조나주는 8년 동안 사형을 집행해오지 않다가 지난달 11일 사형을 다시 집행했다.
올해 사형이 재집행되기 전 마지막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건 55세 남성과 29세 여성을 총을 쏴 죽인 조셉 우드다. 2014년 7월 사형 집행 당시 우드는 2시간에 걸쳐 15회분의 약물을 투여받았고, 600번 이상 숨을 헐떡이다 숨졌다. 사형 집행이 엉망이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애리조나주는 8년간 사형을 집행해오지 않았다.
사형 반대론자들은 이제 사형수로 수감돼있는 수감자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애리조나주에는 111명의 사형수가 수감돼있다. 다만 앳우드 이후 사형 집행이 예정된 수감자는 없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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