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버려진 아기와 선교사(하)
- 22-06-06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버려진 아기와 선교사(하)
전쟁 중에 본 그 모자의 참상을 목격하고 몇 달간 고뇌하던 헤니가가 어느 날 한 기독교 대학의 교목을 찾아가 그가 군에서 겪은 사건의 대략을 설명하면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지 않고 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노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헤니가의 말을 다 듣고 난 교목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생이 안고 있는 고뇌를 나는 잘 이해합니다. 내가 지금 몇 마디의 말로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학생과 같은 문제를 안고 고심하는 사람들을 하나님은 언제나 기다리시고 맞아 주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모든 해답을 이 성경 속에 다 가르치고 계십니다. 이 성경을 정성 드려 읽으신 후에 그 문제의 해답을 얻고 학생의 진로를 개척하시기 바랍니다.” 교목은 긴 설명 대신 신구약 성격을 헤니가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렇게 교목으로부터 받은 성경을 헤니가는 열심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든지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성경을 읽게 되면 얻는 바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뚜렷한 목적 의식을 가지고 성경을 골똘히 읽게 되면 반드시 구하는 해답을 얻게 되는 법입니다.
그는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 하나 깨달았습니다. 이 땅 위의 모든 비극은 결국은 인간이 저지른 죄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인간이 저지른 수 많은 죄악 중에서도 헤니가에게 파고드는 가장 큰 죄악은 바로 그가 체험한 전쟁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화평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실 때 천사는,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에 평화로다”라고 찬양하였습니다. 평화는 주님에게 주어진 사명이었고 또한 우리가 계승해야 할 사명입니다. 왜냐하면 이 땅에 하늘나라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일진대 그 하늘나라는 곧 모든 다툼과 분쟁과 전쟁이 사라진 화평한 나라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화평만 누리고 살 수 있다면 그 밖의 그 어떤 것을 결하고 산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화평이 없이는 그 밖에 모든 것을 다 소유하고 산다 해도 결코 충족된 삶이 될 수가 없습니다. 화평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 나라 건설에 이바지하고자 할진대 우리 모두는 화평을 만드는, 곧 화평케하는 자가 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만일 전쟁없는 평화로운 세계 건설에 1,000만개의 노력이 필요하다면 헤니가는 그 필요양의 1,000만분의 1이라도 감당하지 않고는 도저히 그의 생을 긍정할 수도, 생의 의미도 찾을 수 없다고 거듭 확신하였습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이 화평을 이루어갈 수 있는 길은 바로 성경을 통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모든 인간 속에 사랑과 인내와 이해심을 배양시키고 화평에의 의지와 희망을 불어넣는 것이었습니다.
그후로 헤니가로 하여금 방향을 바꾸어 신학을 전공하고 선교사가 되도록 이끌어 온 동력은 바로 그 화평을 이루어 나갈 사명 완수에의 의지에 있었던 것입니다.
빅토르 유고는 국권을 빼앗긴 나라가 독립을 위해서 하는 전쟁을 제외하고는 모든 전쟁이 다 죄악이라고 주장하면서 전쟁의 부당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간디는 비록 독립을 위해서라고 해도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하면서 그 자신이 완전히 비폭력으로 인도의 독립을 쟁취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2,000년 전에 “검을 가진 자는 검으로 망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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