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박순자] 신실한 미소
- 22-06-06
박순자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장)
신실한 미소
뿌옇게 바랜 잿빛이 창가에 앉아
마음의 창을 열려고 안간힘 쓰고
온갖 바이러스들이 우글거리며
지친 몸에 붙으려고 드러낸 본색
빈핍한 자의 간직한 소망 가로막네요
무장한 참 미소가 무기 되어
측량할 수 없는 아픈 사연에도
엎드려 정성이 드린 올림의 숨결
온기가 되어 녹아내린 미소네요
고달픈 주름에 살포시 덮은 묘약
연둣빛 새색시의 사뿐한 걸음
어느덧 녹음방초 동산으로 안내
세상이 품을 수 없는 신실한 미소
평안 구름 안에 영혼을 태우고 가네요
<해 설>
고난은 축복이다. 고난 속에 신의 임재를 체험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에서도 시인은 온갖 바이러스들이 위협하는 상황에 처한 빈핍한 자로서 고통에서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의 응답으로 신의 미소를 본다. 주목되는 것은 시인이 체험한 신의 신실한 미소는 세상이 줄 수 없는 은혜와 영혼의 평안을 준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어떠한 고통 속에서도 신의 은혜를 간구하는 강한 믿음은 승리할 수 있다는 구원의 비전을 독자들에게 교화하는 공고한 종교적 문학 정신이 구축되어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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