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주민들이 길에 횡단보도 그렸다면 불법일까?
- 22-05-27
지난해 9월 시애틀 83가와 그린우드에 누군가 그려놔
시애틀시 당국 8개월정도 지난 5월초 불법이라며 지워
시애틀시내에서 주민들이 동네 길에 횡단보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그렸다면 합법일까? 불법일까?
누가 그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애틀시내 한 도로에서 실제 누군가가 주민들을 위해 횡단보도를 하룻 밤사이 그렸고, 이를 주민들이 잘 이용했으나 시애틀시 당국이 8개월이 지나 지우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애틀 그린우드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83번가와 그린우드에 밤 사이 횡단보도가 그려졌다. 한 눈에 보기에도 시교통국(SDOT)이 설치하는 피아노 건반 모양이 아닌 하얀 블록 모양이었으며 시의 허가를 받지도 않았고 누가 그렸는지 알 수도 없었다.
이렇게 8개월이 지난 상황 속에서 SDOT는 이달 초 “누군가가 그려놓은 횡단보도가 시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페인트를 벗겨내고 도로에서 완전히 제거했다.
이에 대해 SDOT 대변인 에달 버거슨은 “그린레이크로부터 이어지는 자전거 루트 건설의 일환으로 이 곳에도 영구적인 횡단보도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교통신호 등이 포함될 예정으로 향후 몇달 안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그린우드 지역 주민들은 시의 횡단보도 설치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주민들은 시가 벌써 수년째 횡단보도를 설치한다고 말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당초 2021년 설치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웨스트 시애틀 브리지 보수 공사로 인력이 집중되며 횡단보도 설치가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주민들은 누군가 게릴라식으로 횡단보도를 설치한 것에 대해 이해한다는 분위기였다.
그린우드 주민 밥 펠로우스는 “왜 누군가가 직접 나서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며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하려는 사람들의 일종의 행동주의”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도 실제 횡단보도로 길을 건너게 되며 주변에서 차량이 서행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교통 전문가들은 “페인트가 반사되지도 않아 시야확보에 좋지 않으며 횡단보도 근처에 정지신호도 없어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애틀 지역에서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종종 있어 왔다.
지난 2020년 여름 사우스 시애틀 지역에도 간밤에 횡단보도가 그려졌지만 1년 후 SDOT는 시의 횡단보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거했다. 시애틀 발라드와 쉽 캐널 근처에도 RV차량의 장기주차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대형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하기도 했다.
횡단보도와는 달리 회사나 주택 근처에서 차량 주차선을 그리는 것은 일반화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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