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찰, 학교 밖 10분간 총격에도 구경만…학부모에 수갑"
- 22-05-27
총격 한 시간 후에야 진입…'경찰 무능론' 불붙어
미국 텍사스주(州)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22명의 사망자를 낸 총격 사건 직전 총격범이 학교 밖에서도 10여 분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학교 밖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총격범에 대한 신고가 쏟아졌지만, 그동안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목격담이 나오며 '경찰 무능론'에 불이 붙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롭 초등학교에 다니는 2, 3학년 자녀를 둔 안젤리 로즈 고메즈는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40마일(약 64㎞)을 운전해 학교로 향했다.
고메즈는 "그들은 울타리 밖에 서 있었다"며 "아무도 학교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그렇다고 도망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빅터 에스칼론 텍사스 공안부 지역국장은 라모스가 어떻게 초등학교에 들어가 희생자들에게 총격을 가했는지와 관련해 새로운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다만 "총격이 일어날 동안 왜 아무도 라모스의 출입을 막지 못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텍사스 공안부가 발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라모스는 22일 오전 할머니를 총으로 쏜 뒤 롭 초등학교로 향했으며, 오전 11시28분 인근 도랑에 차를 들이받았다.
이후 11시 30분부터 길 건너 장례식장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경찰에 '총을 든 사람이 있다'는 신고가 쇄도한 건 이 시점부터다. 라모스는 8피트(약 3m)의 쇠사슬 울타리를 넘어 학교로 들어갔고, 11시40분부터 총격을 시작했다.
경찰이 처음 현장에 도착한 건 11시44분이다. 라모스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4학년 교실 안에 들어가 문을 잠갔고, 그 반에 있는 아이들과 선생님을 쐈다.
에스칼론 국장은 "국경순찰대 전술팀이 1시간 뒤인 오후 12시40분께가 돼서야 교실에 들어가 라모스를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고메즈는 일련의 사건이 벌어질 동안 학교 밖에서 기다리던 수많은 부모 중 한 명이었다. 처음에는 경찰에게 왜 학교에 들어가지 않느냐고 '공손하게' 요청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의 태도는 좀 더 과격해졌다. 보안관은 고메즈에게 수갑을 채웠다.
학교 밖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한 아버지는 경찰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고, 수갑을 벗은 고메즈는 바리케이드를 넘어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곤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전력 질주로 학교를 빠져나왔다.
일부 부모들은 교내 진입을 막는 경찰에게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한 어머니는 "저놈(라모스)을 쏴라!"고 소리쳤고, 다른 아버지는 "(경찰들이) 왜 밖에 멀뚱히 서 있느냐.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고메즈는 라모스가 숨진 뒤 학생들을 수송하기 위해 스쿨버스가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를 데리러 온 아버지가 버스에 접근하자 경찰이 아버지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했다"며 "총을 쏜 사람이 아니라 우리, 부모들에게 그런 짓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격범 살바도르 라모스(18)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동안 경찰이 밖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접한 이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한 누리꾼은 "잘 무장한 국경순찰대가 장비나 훈련 등 여러 관점에서 봤을 때 왜 망설였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며 "부모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자녀를 잃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경찰은 왜 그랬는지에 대한 답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스톡도 "온통 비극"이라며 "왜 학교가 활짝 열려있었는지, 경찰이 건물에 들어가기까지 왜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했는지, 총격범이 총기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살 수 있었는지 의문투성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찰을 비판하기엔 성급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폴린 코거는 "동영상만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감정만으로 경찰을 비판할 수는 없다"며 "그 학교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다리겠다"고 적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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